인권하루소식

<자료> 국가보안법 국제심포지엄: 탈냉전 신국제질서와 인권-국가안보와 인간안보④(마지막회)


<아시아 인권상황>국가안보와 인간안보
Victor P.Karunan 박사


국가안보라는 개념은 최근의 정치적 권리 및 인권에 대한 논의 중 가장 쟁점이 되고있는 개념 중의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이 논쟁은 사회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간의 적절한 균형점이 기본적 권리와 자유임을 확인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보라는 개념은 사회내의 현존하는 권력의 기본구조 내에서 나온다. 이 개념 속에는 사회가 항상 그 사회유지에 해가 되는 대내외적 위협을 받고 있음이 내포되어 있다. 각국 정부가 보안법을 만들어 낸 것도 소위 비상사태라고 불리는 그러한 위협적 상황 속에서 였다.


□ 국가안보 정책

국가안보 정책은 2차대전 후 미국에서 생성되어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활발한 시험과정을 거쳐 완전히 정착되었다. 이러한 국가안보 정책은 내란을 국가안보에 가장 중요한 위협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국가안보는 결국 국민의 생존과 삶의 모든 면에 대한 궁극적인 지침이 된다. 이러한 논지에서 경제발전이란 국가가 잠재적 위협에 대해 스스로를 방위하기 위한 효과적 무기를 더 많이 획득하는 한 과정에 불과하게 된다. 때때로 아시아 지역 정부는 그들의 국가안보 이데올로기의 기반을 민족주의에 두었다. 그러나 민족주의와 국가안보에 대한 개념 규정에는 어떠한 명확한 한계도 없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핑계로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민족주의를 국가이데올로기로 채택, 이용해 왔다.


□ 아시아 지역에서의 국가안보

아시아에서 적용된 국가안보는 남미와 다른 몇가지 특징이 있다.

아시아의 국가안보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 최초로 도입되었다. 이때 국가안보는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려는 민족주의운동, 비폭력 저항운동을 탄압했다. 독립이후 제국주의 세력에게 권력을 넘겨받은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국가안보법을 그대로 공산주의의 위협과 지배권력에 대한 민중의 반발을 막는데 이용했다. 60, 70년대에는 국가이데올로기와 군대에 반대하는 급진적 학생, 국민운동 등 내부적 반발에 대한 폭력적 억압을 교묘히 위장하는데 이용했다. 공산주의의 위협이 줄어든 80년대에 넘어와서는 권력통치에 반대하는 소수민족, 종교, 원주민, 야당 등에 그 힘을 행사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아시아 지역 정부는 더 이상 국가안보법으로는 민족적, 종교적, 사회적 사상들의 위협에 대처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들은 경제문제를 정치나 민주적 규범보다 우선되는 것으로 국가안보법을 새롭게 개편했다. 이러한 경향은 90년대까지 지속되어 국가안보법은 정부의 정치적으로 최우선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고, 계속적인 인권침해가 영구적으로 고착화되었다.


□ 개념의 모호

국가가 국가안보법을 시행하고 공개적 조사와 비판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보안법이 띠고 있는 고의적인 애매모호함 때문이다.

경제력의 국제화에 따른 기업국가의 출현으로 국가안보는 국가 내의 최우선적이고 중심적인 힘으로 등장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경제발전은 국가안보의 범위에 포섭되어 있다. 이 체제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지배적인 위치인 군대는 경제발전을 이룩한다는 구실로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장악한다.

이러한 국가안보 시나리오 그리고 사회에 대한 군의 지배에서 이를 반대하는 대중적 반발은 체제전복이란 악명이 붙어 질식되고 만다. 적은 국민의 내부에 있고 따라서 국민 자체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다. 단순히 부패한 사회구조에 대한 민주화, 개혁을 주장하거나 권력자들과 일치하지 않는 국가의 미래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적으로 여겨진다. 바로 이런 이유로 국가안보에 대한 개념 규정이 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다.


□ 국가안보의 특징과 유형

아시아 지역의 국가안보법들은 어떤 이름이나 명목을 가지더라도 몇가지 공통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중 두드러진 특징은 사법적 절차를 벗어난 체포와 고문, 재판절차 없는 구속, 통행금지, 애매모호한 위법규정 등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국가안보법이 시행되는 국가의 상황을 3가지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국가 또는 권력체제에 이데올로기적으로 반대하는 집단의 탄압이다. 여기서 가장 흔한 반정부 집단은 공산당이나 극우집단이다. 둘째, 군부통치국가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했다. 셋째, 종교, 인종, 민족, 민주화투쟁 등에 사용되었다.


인권운동가들의 과제

인권운동에서 국가안보와 인간안보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국민의 기본 권리가 보존될 때만이 국민에 대한 안전은 보장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안보법 하에서의 권력의 남용에 대한 적절한 감시 및 감독체계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사회감시체계에 의해 정부예산 중 군비지출과 사회발전 지출간의 관계가 감시되어야 한다. 이는 정부가 국민복지와 발전과 관련하여 정책수립과 통치에 있어서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가 하는 점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인권운동가들은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성, 원주민, 소수민족, 아동, 노인 등에 대한 관심을 늘릴 필요가 있다. 전략적으로도 정부, 시민사회, 다국적 기업등 모든 형태의 인권침해에 초점으로 두고 경계를 뛰어넘는 연대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