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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부의 취업연수생제도 개선안은 미봉책일 뿐

외국인 취업연수생 명동성당 농성 9일째

묵다지움 씨 등 외국인연수생 13명은 "취업연수생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의 개선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푸루쇼탐 랄 쉬레스타 주일 네팔대사의 제안을 거부했다. 오늘로 농성 9일째를 맞는 농성자들은 15일 방한한 주일 네팔대사와의 5시간 가량의 3차 면담에서 "모든 외국인 연수생들이 한국 노동법에 따라 노동자 자격을 갖는 내용으로 전면 재계약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윤우현(민주노총 정책위원)씨는 "[외국인산업기술연수생 인권보장을 위한 공대위]가 정부측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있다"면서 이번 문제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20일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네팔 대사와 농성자간의 면담이 '만남의 방'에서 진행되던 명동성당 마당에서는 노동부 관계자, 중소기업협동중앙회 관계자, 기자 등 60여명이 면담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동부 장관은 TV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연수생들은 연수비자로 들어왔기에 근로자 지위를 부여할 수가 없다. 한국인과 동등하게 어떻게 대할 수 있느냐. 이것은 제도 개선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은 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한 "농성을 계속한다면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강제송환 조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무영(구리노동상담소장)씨는 "중요한 것은 정부의 해결의지다. 연수생 제도의 개선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결국 우리 정부의 도덕성 문제다"고 말했다.

이금연(천주교수원교구 사회복지국)씨는 "2백10불을 받고는 연장근무를 할 수 밖에 없다. 옷 하나 사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면서 정부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실무자는 "그렇게 영세한 곳도 있다. 그러나 모두 그렇다고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대꾸하기도 했다.

3차 면담 결과 역시 1,2차 면담결과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는데 2차 면담에서 네팔 대사는 "연수과정에서 2백10불을 받아도 괜찮다. 농성자들이 이 조건에서 일하지 못하는 것은 불평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농성자들은 농성이 13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외국이 노동자들의 문제이며 불법체류자로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한국정부가 체포한다면 체포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