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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택시 월급제, 물러설 수 없다

경남택시노동자 23일째 농성


전국 최초로 완전 월급제를 허용해온 한 택시회사가 느닷없이 회사를 팔아치우자 노동자들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남택시(경기도 성남시, 공동대표 김영탁) 노동자들은 20일 현재 택시 월급제 쟁취, 전면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23일째 농성 중이다.

지난해 초부터 월급제를 시행해온 경남택시는 11월 회사를 정리하고 소유하고 있던 택시를 같은 지역에 있는 낙원택시(대표 김영탁)에 팔아 넘겼다. 이로써 1백여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이들 중 50여명은 낙원택시 측에 택시월급제 시행과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농성에 나섰다.

전국민주택시연맹 경기도지역본부(민택노련 경기본부)의 황수영 의장은 "경남택시는 93년 이후 계속 몸집을 불려온 성남시 최대의 택시회사 중 하나로 갑작스레 회사를 정리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황 의장은 이어 "공동대표인 김영탁 씨는 성남 택시사주모임의 회장이자, 동시에 낙원택시의 대표"라며 "택시 매각은 월급제를 없애기 위한 사주들의 음모"라고 말했다.

또한 황 의장은 보통 2천7백만 원에서 3천만 원에 이르는 택시가 낙원택시 쪽에 3백20만원에 팔린 점을 지적하면서 "이 과정에서 생기는 차액이 거액 탈루됐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민택노련 경기본부와 경남택시 해고노동자들은 국세청에 경남택시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청했다. 또한 성남시와 국민회의 지구당사를 번갈아 방문해 이러한 의혹을 조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택시의 한 해고노동자는 "생계문제로 당장 취직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그토록 힘들게 쟁취해낸 완전월급제를 이렇게 뺏길 순 없다"며 "낙원택시 측이 완전월급제를 실시한 후 우리 모두를 고용승계 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 택시월급제란?

현재 대부분의 택시업계가 사납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벌어온 수입 중 일정액을 회사측에 납금한 후 남은 수입을 노동자가 임금으로 취하는 제도다. 이에 반해 택시월급제란 수입에 관계없이 임금을 정해놓고 사측이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