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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원진직업병 환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일 10명 또 다시 직업병 판정 지금까지 335명

근무기간과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발병 의료기관 치료소홀

지난 해 5월 16일 이후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었던 원진레이온 출신 노동자들의 직업병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진행성 질병인 ‘이황화탄소 중독증’은 퇴사한지 23년만에 병세가 나타나 직업병 판정을 받은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작업현장에서 실제로 떨어져 있다고 해도 직업병은 불시에 찾아오고 있어 1만 3천여명에 이르는 원진출신 노동자들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센터 설립, 잠재적 직업병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민간은 물론이고 정부투자기관 등의 인식전환과 그 대책수립이 절실하다.


3일 직업병 또 ‘발생’

지난 1월 15일 10명이 직업병 판정을 받은데 이어 또다시 3월 3일 임재숙 씨(38)등 8명의 원진레인온 출신 노동자들이 직업병 인정을 받았다. 특히 박상춘 씨(46)등 5명은 지난 해 6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특수건강진단을 받고 무중독 판정을 받았던 사람들로 진행성 질병의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직업병 발병 ‘꾸준히’ 증가

지금까지 직업병으로 공식인정된 사람은 모두 335명으로 88년 14명, 90년 34명, 92년 96명, 93년 110명, 94년 3월 3일 현재 18명이 해마다 직업병 판정을 받아 지속적으로 발병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88년 이전에는 주로 퇴직 노동자들이 대부분이 있으나 89년부터는 그 당시 현업 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폐업으로 퇴직한 노동자들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근무기간과 상관없이 무차별 발생

이번에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사람중 근무기간 4년이 2명, 9년-12년이 5명, 14년-17년이 3명으로 이황화탄소에 노출된 기간에 상관없이 증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퇴직 후 직업병 판정을 받기까지의 기간을 보면 1년이 6명, 2년-3년이 3명, 15년이 1명으로 언제든지 불시에 발생할 가능성을 실례로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1명을 제외한 9명이 첫 번째 검진에서 직업병 판정을 받지 못하고 8개월-2년이 지난 후 다시 재검에서 직업병 판증을 받아 이들이 이 기간동안에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병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진법인’ ‘산‧은’ 직원친척이 임원

한편 지난 해 11월 9일 노사정 3자합의에 의해 마련된 원진노동자들의 치료문제 등을 중요한 업무로 출범한 ‘재단법인’의 이사중 4명이 원진레이온의 관리은행이었던 산업은행 직원의 가족 등으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으며, 산업은행은 「원진비대위」 위원장은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법인의 설립목적이 실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원진 비대위」에 따르면 ‘원진법인’ 운영에서 「비대위」등 원진노동자들이 운영에서 배제되어 ‘노사정 3자합의’에 따라 지급 받게 되어 있는 직업병 환자로 인정된 사람 43명에 대한 민사배상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치료도 소홀

그 동안 경희대 병원을 비롯한 각 병원들은 원진직업병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종용하고 있어 일단 직업병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직업병 치료센터’가 설립되기 전에 최소한의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어 이들의 생명이 단축되고 있다.


‘산재종합병원설립’ 필요

「원진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인도)는 성명을 통해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취업대책 수립, 원진법인 임원에 비대위의 참여보장, 산재종합병원설립계획서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