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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장형, 강희철 씨 간첩으로 조작됐다" 재조사 촉구

가톨릭제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 이장형 씨 후원모임 기자회견 8일 제주 광양성당에서

가톨릭제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대표 임문철 신부)과 이장형 씨 석방을 위한 후원모임(회장 남승택 신부)은 8일 오전 제주 광양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장형 씨와 강희철 씨 사건은 즉각 재조사되고 공권력 남용으로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법자들은 응당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두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강씨에 대한 공소장과 판결문에 나타난 혐의사실과 행적에 대하여 일본 현지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 회견에서 지난 9월 20일-25일까지 최병모 변호사(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와 오창래 총무, 후원모임 대표 남승택 신부 등이 일본을 방문, 당시 경찰에서 주장한 사건 관련자 등과 면담한 결과 두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경우 "공소사실이나 주요한 관련자들의 역할이 사실무근임이 확인되었고, 특히 경찰이 방북 했다고 발표한 82년 12월 23-31일에 일본에 체류하였으며, 27일만해도 사촌누이 이정열과 사업을 논의하던 일본 훼러마이드 스즈끼 사장과 연말인사 자리를 함께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하였다.

이씨는 82년 당시 도금공장 사장인 스즈끼 씨로부터 견습생으로 초청 받아 사촌누이 이정열(55)씨 집에서 거주했었다. 84년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의해 조사를 받은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9년째 복역중이다.

강씨는 지난 75년 부친이 있는 일본으로 밀항한 후 81년 불심검문에 걸려 송환돼 부산 보안대에서 전기고문 등 혹독한 고문수사를 받았음에도 무혐의가 인정돼 풀려났다. 82년부터는 부산국군통합병원에서 방위병으로 근무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 86년 4월에 제주도경 대공분실에 연행돼 김모 고모 등 8명의 수사관들에게 물고문 잠안재우기고문 등 105일간의 고문수사를 받고 간첩으로 조작되었다고 밝혔다.

강씨의 간첩혐의는 제주도 관공서 위치에 대해서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 모르겠다" 등으로 도내 주요기관 학교 등의 위치를 북한측에 알렸다는 것이며, 송 수신기나 난수표 등 직접적인 증거도 전혀 없이, 87년 8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대전교도소에서 7년째 복역중이다.

특히 강씨의 공소사실중 강씨가 기밀을 제공했다는 전모 씨에게 강씨를 소개하고 활동을 뒷받침했다는 전성광(35)도 직접 면담결과, 전씨는 "강씨와는 얼굴조차 본적이 없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며, 배다른 형인 전씨와도 최근 10여년간 얼굴조차 본적이 없으며 언제건 한국 법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녹음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두 단체는 "과거 군사독재시절 공권력과 사회제도가 어떻게 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할 수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공권력의 명백한 범죄행위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 자신 또한 공범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문민정부가 이 강씨 사건 재조사, 공권력을 남용한 범법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