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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메가프로젝트 정세’에 맞서는 단단한 마음들

폭우가 쏟아지던 8월 22일, 전국 곳곳에서 기후정의활동가들이 서울에 모였다. ‘메가프로젝트 정세에 맞선 기후정의활동가대회’가 열렸다. 대회 시작 10분 전까지도 대회장에는 멀리 부산에서 올라온 5명의 활동가와 준비팀 외에는 참석자가 거의 없는 상황, 창밖으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1시가 되자 기적같이 사람들이 비에 젖은 채 대회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예정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무사히 활동가대회는 시작했다. 메가프로젝트에 맞서는 마음을 함께 만들어보기 위해.

 

메가프로젝트, 지구적 자본주의 흐름에서 바라보기

지난 6월 이재명, 최태원, 이재용이 함께 발표한 메가프로젝트는 1,80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그리고 광주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롭게 조성하는 새로운 지역발전전략으로 주목받았다. 한 해 국가 예산이 700조원 가량인 나라에서 기업의 투자 규모가 1천조 원을 훌쩍 넘는 사례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25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당분간 반도체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자신감으로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되었고, 이재명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재벌들이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전력과 용수 그리고 토지를 최대한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메가프로젝트는 투자 규모, 전력과 용수 소비량, 준공 시기와 지역 개발 등 여러 측면에서 일방적으로 성급하게 발표된 계획이다. 이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이미 불거지고 있고, 919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 대응을 전면 무력화하는 메가프로젝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분명 이재명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우리는 불과 1~2년 사이에 왜 이렇게 갑자기 AI 산업과 반도체가 모든 것을 바꿀 것 같은 환상에 휩싸이게 되었는지, 대체 삼성과 SK는 어떻게 지난 1년 사이에 수십 년 동안 번 돈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활동가대회 1부는 바로 이런 점을 짚으면서, 금융과 결합한 현대 자본주의의 거대한 도박판이 열렸다는 진단 아래, 한국 사회 전체가 이런 흐름에 빨려 들어갈 게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함께 살아가기 위한 대안적 풍요를 꿈꾸고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고민들을 나누는 자리였다. 구글, MS, 메타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독점을 통해 엄청난 돈을 모았고 AI 산업을 통해 다시 한번 독점을 향한 경쟁을 시작했을 뿐, 이는 경제 전반의 성장과 풍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금융시장을 통해 끌어들인 천문학적인 돈은 한국과 대만에서 엄청난 자원을 소모하며 반도체 생산에 투여되고 데이터 센터 건설과 운용을 위한 자원으로 소비되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대규모 투자가 가져올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품고 있는 점, 낙후되고 살아가기 어려운 지역의 현실이 이런 투자를 더욱 반기는 상황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맞선 흐름을 조직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 또한 확인하게 되었다.

 

메가프로젝트가 아닌 사회생태적 공공성

이재명 정부가 저성장을 벗어날 ‘대한민국 대도약’의 비전으로 메가프로젝트를 제시했다면, 우리는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메가프로젝트가 AI 산업 거품 그리고 위험한 금융부채에 기초한 거대한 도박판에 가까운 계획이라는 것을 폭로하는 한편, 메가프로젝트에 쏟을 엄청난 규모의 사회

적 자원을 기후를 보호하며 생태적 전환을 위한 투자로, 자본의 이윤이 아닌 삶의 필요를 충족하는 대안적 풍요를 위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정부가 돈이 없다는 말을 반복해왔는데 재벌들의 사업에는 백지수표를 발행하듯이 돈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서, 역설적이게도 대안사회 구축을 위한 역량이 우리에게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기후정의활동가대회에서는 반빈곤운동, 보건의료운동,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맞선 우리의 대안이 바로 ‘사회생태적 공공성’을 만들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 의료, AI 복지가 아닌 주거, 돌봄, 의료의 공공성을 세우는 것, 그리고 그 공공성이 우리 모두의 삶의 기초가 되는 생태적 한계 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도록

기후정의활동가대회의 전체토론을 마치고 이어진 모둠 토론에서는 ‘메가프로젝트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맞설 것인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이번 활동가대회를 통해 메가프로젝트의 문제들에 대해 더욱 선명히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메가프로젝트에 맞서기 위해서 차곡차곡 쌓아가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모둠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 사람들이 AI라는 신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낙관에 빠져있다는 것을 짚으면서 구체적인 근거와 사실들을 가지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눠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날 70여 명의 기후정의활동가들이 전국 곳곳에서 모여 메가프로젝트에 맞서자는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AI-반도체 산업과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맞서기 위해선 더욱 단단한 마음과 함께,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기후정의활동가대회’와 같은 크고 작은 공론장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며 ‘투쟁’을 외치며 활동가대회는 마무리되었다.

 


자본의 메가프로젝트에 맞서 우리의 대안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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