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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사랑방 운동의 재생산, 그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근래 사랑방의 화두는 ‘재생산’입니다. 흔히 재생산 하면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질 않는다’거나, ‘남는 사람이 없다’는 걸 떠올리기 십상일 테지요. 최근 들어 깨닫게 된 건 재생산의 문제가 단순히 사람이 있냐 없냐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연 사랑방은 어떤 운동을 해나가고 싶고, 그리고 그걸 여러분과 같은 후원인을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손 내밀고 싶은 걸까요? 사랑방이 ‘재생산’하고 싶은 ‘사랑방의 운동’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재작년 12월, 윤석열의 내란으로 갑작스레 광장이 열렸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평범하고 소중한 삶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광장에 모였죠. 사랑방은 광장에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로 함께하며, 아, 우리가 하려는 운동은 이 광장과 이어져야 한다, 광장에 모인 힘을 세상 바꾸는 원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운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주 모이던 광장은 흩어졌어도 그 잔열이 곳곳에서 이어지던 작년 5월, 신입활동가 입방(모집) 공고를 올렸습니다.

이러한 모집 방식은 사랑방으로서는 큰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사랑방에는 ‘운동원칙선언’, 그 중에서도 ‘개방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랑방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우리가 서있는 자리에 우리와 같은 의지를 가진 활동가가 계속 유입될 수 있도록 재정에 구애받지 않고 인권운동사랑방의 멤버쉽을 항상 개방한다”는 내용입니다. 사랑방은 문을 닫아두진 않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문이 열렸다고 홍보하지도 않습니다. 저만 해도 사랑방의 문을 두드릴 때 ‘열려있는지 아닌지 물어나 보자’하는 심경으로 연락했지, 열려있는 줄 몰랐거든요. 사랑방 활동가로 함께한 이들은 대부분 사랑방의 활동을 함께한 근거리 활동가 혹은 자원활동가였습니다. 속히 말해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였죠. 그런 사랑방이 사랑방을 먼저 드러내고 또 함께하자고 손 내미는 건 꽤나 도전이었습니다. 그 도전은 위에서 말했던 ‘사랑방의 운동은 무엇이고 그걸 누구와 함께하고 싶냐’는 고민과 닿아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작년 9월부터 입방한 2명의 신입활동가와 함께, 구체적으로는 올 3월부터 사랑방 운동의 재생산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논의를 구체화한 후 상임활동가 워크숍을 여러 차례 갖는 중인데요. 한 팀에서는 <우리가 재생산해야 할 ‘사랑방 운동’이란 뭘까>를 찾아가는 논의를, 또 다른 팀에서는 <사랑방 운동을 지지하며 함께할 이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고 지속시킬 것이냐>는 논의를 맡고 있습니다. 사랑방은 이름 하나 정하는 데도 머리를 싸매는데요. 전자의 팀은 ‘콤파스’팀, 후자의 팀은 ‘홍조와 기세’팀입니다. ‘콤파스’는 방향을 찾아 그리로 향하게 하는 나침반이자 그 방향으로 함께 발을 내딛자는 다짐을 의미하고, ‘홍조와 기세’는 ‘홍보와 조직… 홍…조? 마침 사랑방이 샤이(shy)해서 홍조를 띄우지?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세다!’하며 지었습니다. 제가 속한 홍조와 기세팀에는 특히나 올해, 구체적인 수임이 있습니다. 두구두구… 바로 올 하반기에 후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작년 9월부터, 사람이 2명이 늘어나며 재정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현실의 과제가 있거든요. 현재는 ‘활동가지원기금’을 활용하는 중인데요. 해당 기금은 누군가 사랑방 활동을 시작하게 될 때, 재정에 갑작스러운 부담을 주지 않도록 대비하는 기금으로 2024년부터 꾸준히 모아왔습니다. 그 기금을 매월 350만원씩 지출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소진될 예정입니다.

 

후원사업 역시 쉽지 않아 머리를 맞대며 끙끙대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30주년 후원사업을 평가하며, 활동가들이 당장 가닿는 범위 안에서 후원을 조직하는 방식만으로는 앞으로의 사랑방 운동 재생산이 쉽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사랑방은 특정 의제를 대표하는 조직이라기보다 다양한 운동을 연결하고 방향을 고민하는 역할을 해 온 조직이기에, 이러한 역할과 활동 방식은 외부에서 직관적으로 인지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랑방의 활동/활동가를 어느 정도 아는 이들에게 먼저 연결되어왔던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랑방 운동을 ‘이미’ 아는 이들만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이들에게까지 설명하고 또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겠냐는 평가를 남긴 거였죠. 이 후원사업이 지금 사랑방의 ‘재생산’ 과제와 떨어질 수 없음을 확인하며, 이번 후원사업을, ‘기존’의 후원인들도 다시 한번 사랑방 운동에 함께하는 이들로 자리 잡게 하고, 여지껏 사랑방의 손에 닿지 않았던 ‘초면’의 이들에게도 사랑방을 인식시킬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하여 하반기에는 기존 후원인분들과 사랑방 운동의 과제와 방향을 다시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슬슬… 말씀드릴 때가 됐네요^^;;) 6월부터 사랑방의 올해 하반기 계획과 후원사업의 배경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사랑방 운동을 어떻게 더 넓게 이어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연락이 간다면… 너무 놀라시지 않았음 하여 이렇게 미리 말씀드려봅니다.ㅎㅎ

또, 그 걸음의 일환으로 사랑방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아마 사랑방의 고풍(?)스러운 홈페이지를 아시는 분이라면, 사랑방이 튼 새로운 둥지에 적잖이 놀라실 것 같습니다. 새로운 대중과의 접촉면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SNS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사랑방의 기존 콘텐츠를 ‘매거진’ 형식으로 재구성하려고 했고, 이제껏 사람사랑 소식지를 통해 한 달에 한 번만 알 수 있던 사랑방의 활동들을 조금 더 가볍고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도록 활동 사진도 실시간으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에도 많은 관심과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

 

재생산. 정말 어렵지만 또 참 재밌는 게요. 과거 사랑방의 후원사업을 돌아보며, 아까도 말했듯, 사랑방과 운동을 함께 하는 분이나 사랑방의 활동을 세심하게 지켜봐 온 분이 설명하는 사랑방은 어딘가 통한다는 점입니다. ‘아… 그… 알지? 뭔 느낌인지’ 이런 눈빛 교환이라도 하는 것처럼 사랑방의 운동을 이해하고 있다는 거지요. 이 느낌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올해가 될 수 있도록 또 열심히 머리를 맞대보려고 합니다. 부디 잘 지켜봐 주세요!

 


인권운동사랑방이 인스타그램(@hrsrb)[클릭] 을 개설했습니다!

 

사랑방 운동 안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욱 너르게 엮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롭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는 기존 사람사랑 소식과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가공한 콘텐츠와 더불어 바쁘게 돌아가는 사랑방의 활동들도 실시간 영상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다양한 창구에서 연결될 동료들을 기대하며, 저희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