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인 인터뷰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고민하는

정욜 님을 만났어요

2020년 새해 첫 후원인 인터뷰에서는 인권재단 사람에서 활동하는 정욜 님을 만났습니다. 추운 연말 길거리에서 직접 후원신청서를 써주신 분이에요. 정욜 님과는 작년 한 해 동안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를 함께 진행했으며, 이외에도 여러 현장에서 오랫동안 만나왔는데요. 인권재단 사람에 대한 소개부터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고민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권재단 사람에서 활동하는 정욜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과는 종종 만나지만 후원인으로서 인사하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인권재단 사람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인권재단 사람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려요.

인권재단 사람에서는 사무처장 일을 담당하고 있고, 활동한 지는 9년 정도 되었습니다. 2004년에 재단이 설립되었는데, 이제 박래군 소장님 다음으로 가장 오래 일한 활동가가 되었네요.

재단은 인권운동과 인권활동가를 지원하는 모금과 배분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입니다. 돈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지만, 꿈이 너무 커서인지 몰라도 만족스럽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는 매년 모금한 후원금을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쓰일 수 있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정규모가 크지 않아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기도 하고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 2020년을 앞두고 사랑방에 후원을 시작해주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후원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아주 직접적으로는 ‘후원해달라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매년 후원 단체를 1개라도 더 늘리려고 하고 있는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에게 가장 먼저 제안을 받았습니다. 회의 마치고 나서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주시더라고요. 아마 다른 곳에서 먼저 제안을 받았다면 다음 기회에 하겠다고 했을지 모릅니다. ^^

제가 20대 초반부터 알고 있던 인권운동사랑방은 헌신과 희생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활동비를 최소로 받고, 각자 알바 뛰면서 활동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동시에 “나는 저렇게 살지는 못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인권운동의 시조새와 같은 인권운동사랑방이 좀 더 ‘인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후원을 제안 받으니까 묘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사랑방 안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 작년에 인권운동더하기와 함께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를 진행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결과는 무엇인가요?

활동가 조사 결과에 담긴 모든 이야기가 소중하고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기부에 대한 결과가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평균적으로 최저임금 전후의 활동비를 받으면서도 월 9만 원 정도의 후원금을 지출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일반 시민들보다 3배 정도 높았는데, 후원금으로 단체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부도 많이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 결과 자료집 링크

https://www.sarangbang.or.kr/writing/73073

 

◇ 인권재단 사람에서는 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신가요?

인권재단 사람도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를 진행하고 나서 조사 결과에 담긴 의미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능력은 한계가 있다 보니까 우리가 과연 잘 할 수 있는지 점검부터 하게 되네요. 우선은 활동가 조사 결과의 의미를 더 많이 알려야 할 것 같아요. 또한 인권활동가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작은 단체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사랑방에서는 올해 후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사랑방을 포함한 인권단체들에 모금에 관해 조언해주고 싶으신 게 있으신가요?

사랑방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권단체에서 후원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잘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라 감히 조언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후원을 요청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비영리 인권단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사이이고 단체 사정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후원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후원 제안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할지도 모릅니다. 뭔가 열심히 하는데, 뭘 하고 있는지 설명하려니 쉽지가 않지요.

가장 우선적으로 후원이 왜 필요한지 활동가들과 서로의 의견을 나눠보고 불특정 다수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직접 써보세요. 모금도 모금이지만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인권운동의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쌓이고 훈련이 되다보면, 모금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인권운동사랑방에 후원을 시작했던 것처럼, 직접 제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안하지 않으면 돈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 잘 몰라요.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말고 직접 해보세요! 눈에 띄는 성과가 있을 겁니다. ^^

 

◇ 식상한 질문이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식상한 답변이지만, 올해는 ‘건강’을 좀 더 신경써보려고 합니다. 체력을 잘 유지해야 인권운동에서도 잘 버틸 수 있겠지요. 안 해봤던 거라 잘 될지 모르겠는데, 뭐라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인권운동사랑방에 남기고 싶은 말씀은?

인권운동사랑방을 보며 스스로의 운영과 성장을 고민하는 단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부담이 많이 되기도 할 텐데, 사랑방이 만들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피해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가며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앞으로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장점이 많은 단체에요. 장점을 잘 정리하고 사회적으로 널리 알린다면 올해 기획하고 있는 후원 사업이 잘 진행될 거라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