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의 한달

신년인사

‘그들은 나이 먹는 것을 축하하지 않고, 나날이 진보하는 것을 축하한다.’

어떤 왕국의 조그만 마을에 한 남자가 흘러들었다. 남자는 그 마을이 맘에 들어 조그만 집을 사들여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 남자에게 마음을 열려 하지 않았다. 남자의 생김새며 사용하는 말이 마을사람들과 전혀 달랐고 더구나 남자가 마을 사람들이 믿는 종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가 무서워 멀리했다.

남자가 마을에 살기 시작한지 스무 번째 일요일,
마을 사람들이 기도를 끝내고 교회에서 나오자 교회 앞 광장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마을 사람들을 소리 없이 바라본 후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두 팔을 벌리고 춤추는 남자의 모습이 마치 드넓은 하늘로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독수리 같았다. 두 발로 대지를 차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치 중력에서 해방된 것처럼 자유롭고 압도적이었다. 남자가 춤을 끝냈을 때, 광장을 가득 매운 사람들은 우례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마을 사람들은 남자를 받아들였다.
남자에 관한 소문은 어느 틈엔가 먼 마을가지 퍼지고 그 춤을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이들이 남자가 사는 마을로 몰려들었다. 남자는 변함없이 묵묵히 춤을 추었다. 남자가 마흔 다섯 번째 일요일을 맞앗을 때 질투심 많은 왕의 귀에도 그 소문이 흘러들어갔다. 왕은 부하에게 말했다.

“이교도의 두 다리를 절단하라!”
부하는왕의 명령에 따라 남자의 두 다리를 잘랐다. 마을 사람들은 남자의 춤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고 비탄에 젖었다. 그러나 일흔 번째 일요일,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남자는 의자에 않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이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렸다. 그런데 백 서른 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모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췄다.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 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며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 눈으로 춤을 췄다. 하지만 그 춤을 오래 가지 못했다.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었다. 남자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지만 남자의 춤을 마을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그 후에도 오래오래 이어져 내려갔다.

이교도남자는 왕의 탄압에도 꿋꿋하게 춤을 춥니다. 얼마 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했습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2009년 새해, 평화의 외침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비명소리도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의 위치와 운동에 대해 고민을 해왔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행동이 커져갈 때 마다 누군가 우리의 저항을 피로, 눈물로 얼룩지게 합니다.
2009년은 2008년 보다 더 힘들거나, 혹은 더 나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반인권적인 악법들과 정책들이 마구잡이로 통과되면서 이제 정말, 더 치열하게 부대끼며 운동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9년, 피눈물을 흘리며 쓰러져간 이교도남자의 눈을 기억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인권’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씨앗을 널리널리 퍼뜨리겠습니다.

사랑방을 든든한 지지와 연대로 함께하시는 여러분, 복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찾아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복을 채워가며 함께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1월 8일 목요일 늦은 밤
-인권운동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