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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다시 밝혀진 반딧불

2007년 8월 27일, 지난 11회 인권영화제를 마치고 잠시 휴식기를 가지던 인권영화제 팀이 다시금 반딧불을 열었습니다. 7월말 경부터 매주 기획회의를 가지며 8월 상영회를 준비하던 인권영화제 팀은 오랜 고심 끝에 2007년 제 1회 상영장을 구로선경 오피스텔로 정하였습니다. 여성, 비정규직 이라는 용어를 모토로 삼은 이번 반딧불은 2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화 ‘얼굴들’을 상영하며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 첫 상영회 상세 현황 -
27일 오후 2시, 구로선경 오피스텔의 허름한 지하 계단을 따라 다섯층을 내려가니 철문이 닫긴 기계실에서 27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인권영화제 팀은 오랜만에 개최하는 반딧불이다 보니 초반 기기작업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곧 해결하고 20분 즈음 상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조합원 전체가 9명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농성장에 이날 찾아주신 분들은 인권영화제 팀 식구들과 사랑방 가족들, 시립인천대 영자신문사 ·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사 · 인터넷신문 민중의 소리 · 시민참여방송 RTV 기자단이었습니다. 한 줄기 햇빛조차 없는 지하 기계실에서 다들 진지한 표정으로 1시간 동안 상영된 영화 ‘얼굴들’을 보았습니다. 영화가 마친 후에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대담이 있었습니다. 영화에 출연하신 시그네틱스 조합 지회장님과 영화감독님께서 방문해 주시기로 되어있었지만 갑작스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용역깡패들의 위협을 받으며 투쟁을 하고 계신 조합원분들의 이야기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대화는 모두에게 뜻 깊은 내용이 되었습니다. 그 후 담소를 끝내고 시 낭송과 지지발언 페이퍼를 작성하며 오후 4시 경 첫 반딧불을 마쳤습니다.

- 처음 참여하게 된 필자의 후기 -
저는 22살의 대학생으로 올해부터 사랑방, 인권영화제 팀에 참여하게 된 자원봉사자입니다. 사랑방 사람들은 제가 이곳에 어떻게 찾아오게 되었는지 가장 많이 물어봐주시는데, 단지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름을 보고 ‘이거다!’ 싶어 연락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이곳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며 느낀 점은 이러한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기회이며, 인연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으실 거라 믿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세상의 작은 반딧불이가 되어 주변을 밝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저희 인권영화제 팀이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석) 반딧불 : 인권영화제 팀이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개최하는 인권영화 상영회
(주석) 얼굴들 : 장기투쟁사업장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회사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남고 있다. 지혜 감독 2006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