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인 인터뷰

소수자 인권문제가 해결 되길

소수자 인권문제가 해결 되길
계영 님과의 인터뷰

2012년 임진년 첫 해 첫 후원인 인터뷰는 계영님과 함께했습니다. 계영님은 인권운동사랑방 반차별 팀에서 자원활동을 하셨었어요. 자원활동가로서의 경험과 지금 후원인으로서 바라보는 사랑방에 대해 인터뷰해보았답니다. 역대 최대 길이 아닐까요? 후원인 인터뷰 특집이에요. ㅎㅎ
정리: 은진 (상임활동가)


◇ 인권운동사랑방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저는 출판 노동자인데,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출판계 노동현실도, 겉으로 진보적이거나 점잖아(?) 보이는 환상에 비하면 열악해서, 부당해고를 비롯한 부당노동행위가 많아요(사랑방 활동 이후엔 이 문제에 좀 더 집중하려고도 했고요). 저는 중간 백수 기간이 길었고, 진로에 회의도 많이 느끼고, 차별/소외/인권 문제에 관심도 있고, 해서 몇 년 전(2007 하반기)엔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이란 곳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차별금지법 사건이 터진 거예요. 성적 지향/성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을 보수 기독교를 비롯한 단체들이 마구 반대해 법무부가 그 부분을 삭제한 채 통과시키려 했고, “며느리가 남자라니 웬말이냐” 같은 혐오발언 광고도 나오고... 그에 대응하며 성소수자 긴급행동이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되고 좀 더 여러 분야의 연대체인 반차별 공동행동도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공감에서 여러 인권 이슈를 직간접적으로 접하다가 그때 여러 분야(장애/여성, 성폭력, 성소수자, 에이즈, 청소년 등)의 활동가들을 한자리에서 처음 만나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고... 그때 만난, 공감 인권법캠프에 와 북인권 교육도 했던 석진 활동가가 인권운동사랑방에 반차별팀이 만들어져 차별 문제를 함께 고민/실천하려 한다며 자원활동을 제안해서 사랑방을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어요. 음, 물론 사랑방은 좀 더 오래전 학교 다닐 때 인권영화제 등이나 가끔 언론을 통해 조금씩은 알고 있었지만요.

◇ 사랑방 반차별 팀에서 활동을 하셨는데요. 활동하시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 반차별팀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사실은 팀에서 원대한 포부와 목표와 계획... 세우고, 의미를 돌아보고, 세미나하면서 함께 공부하고, 이런 것들에 비하면 실제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품과 고생이 들어가는데, 좀 더 집중적으로 하지 못하고 저를 비롯해 다들 상황들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 걸 잘 못했던 것 같아 매우 아쉽고 미안하고 그래요. 그런 마음의 빚이 늘 남아 있는데... 뭐 저를 포함해 활동을 ‘평가’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어떻게 보면 (반)‘차별’이라는 문제가 중요하지만 막상 구체화는 어렵고,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개념적으로도 공부하고 하느라 드러나기도 더뎠던 것 같고, 좁혀 보려 하면 그 분야 하나만도 가령 ‘노숙’ 관련 차별(사회의 시선과 구조뿐 아니라 그 안에서의 복합 차별의 결, 가령 그 많은 여성 노숙인은 어디로 갔을까라든가...)에 관해 우리가 너무 많이 모르면서 ‘덤볐다’?;ㅋ 그런 느낌이랄까, 집중할 수 있는 주제를 하기엔 각자의 상황이나 지속성이 잘 안 받쳐주고, 상임/돋움활동가 등 중심을 잡고 가는 사람 한둘이 과부하가 걸리거나 대기 상태가 되고 진척은 잘 안 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자원활동가가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책임성 있게’ 집중적/장기적으로 끌어간다는 게 어렵기도 하고, 발휘해야 할 밀도와 양에 비하면 말이죠. 어떤 때는 사랑방 안에서도 다른 팀에서, 가령 반성폭력위원회 교육 같은 프로그램에서 더 구체적인 반차별 의제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럴 때 더 만났던 것 같고. 정책에, 액션에? 개념에? 어디에 집중하느냐도 어려웠던 것 같아요... 대신 그만큼 우리가 ‘많이 모른다’는 것과 한계를 느끼면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료도 모으고 함께 나누고 배우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랑방스럽지 않게(?) 아직 충분히 친하기 전부터도 막 자기 이야기나 연애 같은 관계나 욕망의 이야기 같은 것도 좀 더 자유분방하게 나왔던 것 같구요. 그래서 저도 뒷풀이가 좋았어요ㅋ 한 가지 에피소드로, 반차별팀에서 한번은 퀴어페스티벌에 같이 가자 했을 때, 한 분이 ‘자신은 종교적 이유로, 물론 누군가 성소수자라고 차별받는 건 나쁘지만, 동성애를 지지/연대하는 뜻으로 퀴어페스티벌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밝혀서 질문 사례와 가벼운 논쟁 비슷한 게 있었어요. 서로 조심하는 말투라도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사실은 매우 무겁고 힘든 내용이었죠. 결국 ‘종교’에 대한 전제 등이 달라 어느 이상 접근하지 못했고, 그 분은 그 일 때문인지 어떤지 이후 안 나오셨던 기억이... 그때 다들 좀 당황했고, 막상 그런 일이 사회에선 특별한 게 아닌데 막상 팀 안에서 터졌을 때, 어떻게 얘기해야 했을까, 부담 주거나 종교관 등 ‘사상의 자유’(?)를 침범하는 건 아닐까, 반차별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한다지만 막상 각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실감하면서 마음이 복잡하고 무력감도 들었지요. 그때뿐 아니라 팀 밖의 사랑방에서도 그 이슈에 관해서는, 다른 차별 분야(여성, 장애, 이주, 노숙, 빈곤 등)가 ‘적어도 머리로는’ 생각이 많이 통하던 데 비하면 생각보다 소통과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여전히 이 문제는 우리에게 쉽지 않고 가려져 있구나, 반차별팀, 반차별 운동, 또 성소수자 운동이 할 일이 정말 많구나, 얘기도 했었구요.

◇ 요즘 사랑방 활동 중에 특별히 관심이 있으신 게 있나요?

사실 제가 취업했다 하면 시간이 너무 안 나 못 가기도 하지만 요즘은 제 노동 현장이나 몇몇 다른 이슈에 꽂혀 있어선지, 최근의 사랑방 트렌드(?)는 잘 몰라요. 그치만 오고가며 사랑방 구성원들 마주치고... 서울학생인권조례 문제로 서울시 의회 농성장과 기자회견 때라든가, 저는 지속적으로 집중해서 활동하는 ‘소속’은 없어도 한미FTA 반대나 희망버스처럼 가끔 갈 수 있는 집회나, 지난 여름 ICAAP(아시아태평양에이즈대회) 등에서 무지개 깃발에 함께하며 사랑방 사람들 만나서 반갑고 좋아요~히ㅋ 강제퇴거금지법같이 구체적으로 하시는 일도 소식만 듣고 있지만. 저도 여성노동자로서 젠더와 성소수자 문제, 노동권, 건강권 등에 관심이 많아 관련 부분에서라도 잘 만날 것 같아요. ◇ ‘2011년, 사랑방 이거 정말 잘했다! 2012년, 사랑방 이것만은 고쳤으면 좋겠다!’ 따끔하고 예리한 지적 부탁드려요.

우선 나날이 폭발적 성장하는(맞나요?ㅎ) 인권영화제에서 ‘찾아가는’ 영화제 한 것, 제가 이번에 처음 알았는지 몰라도 참신하고 좋았어요. 거리 상영보다도 한발 더 나아가다니. 스크린을 몇 분 만에 뚝딱 설치했다는 무용담(?)에는 그러기까지 얼마나 고생 많을까 싶어 짠했고요;ㅎ 또 잘은 모르지만 다른 곳들과 함께해 성과도 이뤄낸 따밥, 개발 매개로 지역 주민들에게 말 걸고 함께한 활동, 좋은 글 생산 발굴해 마음을 울리는 인권오름. 그리고 아랫집의 적대(?)에도 가능한 한 평화롭게 수용하며 풀려고 이리저리 애써온 사람들 모습, 이런 것들이 밖에 있는 제게도 눈에 띄었고 기억에 남아요... 고쳤으면 하는 건? 제가 더 가까이 있었어야 보였겠는데요 미얀^^ㅋ

◇ 새해 특별한 계획이나 소망이 있으신가요?

올해는 운동 꼭 하고 건강에 마음써얄 텐데... 몸이 자꾸 예전 같지가; 악기도 하나 배우고 싶고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안 나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저와 출판계 일터의 문제, 노동강도와 시간, 노동 구조 문제에 마음을 써야 할 것 같아요. 근데 또 그러기 위해선 내 능력과 효율성부터 검증해 보여야 한다는 딜레마가;ㅠ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극이 끊이지 않지만 힘 나는 소식도 많은 역동적인 곳에서 역사를 만드시는 분들... 긴 노동시간이나 소외/잉여 등 사정에 쫓기며 지지/후원하랴 애쓰시는 분 모두. 마음 몸 챙겨가며 함께 살아내요.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