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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인권수첩] 메두사는 머리를 잘라야 (2010.7.7~7.13)

√ 백혈병과 뇌종양 등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않도록 돈으로 회유한 삼성에 대해 유족 및 피해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 목소리로 규탄(7.12).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함께 한 이번 기자회견에서, '초일류' 기업 삼성이 한 짓은 피해자지원과 재발방지대책마련이 아니라, 돈으로 사람을 협박해 산재신청과 소송을 포기하게 만드는 행위였음이 드러났다. 치료비와 생활고에 힘겨워하는 유족들에게 돈을 미끼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산재승인신청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죽음과 고통의 책임을 모두 노동자 개인의 탓으로 떠넘기고, 직업병이라는 진실을 은폐해서 더 많은 피해자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일이다. 삼성이 제시하는 합의금을 받은 유족들도 가족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떠안은 부담감과 은폐된 진실, 계속해서 생겨나는 더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 때문에 용기를 내어 증언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준비해야 할 것은 진실을 덮기 위한 돈다발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일 뿐이다. 하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본 중의 기본인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노동조합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초저질' 삼성이 글쎄~

√ 민간인 사찰했던 총리실, 추가 사찰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전 방위적인 사찰을 한 것으로 드러나(7.12). 권력자가 임의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표현의 자유를 짓밟은,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정운찬 총리도 이명박 대통령도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 전자 칩을 이용한 통합전자주민증을 만들려는 행정안전부의 입법예고(7.8)도 있었으니, 이제 감시와 사찰이 보다 빠르고 보다 정확하게 일어날 텐데, 이런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글쎄~ 메두사는 꼬리가 아니라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안 될 걸~

√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한 베트남 여성 8일 만에 남편에게 흉기로 살해당해(7.8). 언론은 남편이 정신질환자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지만, 혹시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해 온 여성들은 모두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돈을 지불한 대가로 이주해 온 상황, 남편의 신원보증이 없으면 불법 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위치, 피부색이나 외모의 차이 때문에 설사 가정폭력이 있더라도 달리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수많은 이주여성들과 인권을 저당 잡힌 채 먼 곳까지 와서 삶을 마쳐야했던 그 여성을 생각하며.

√ 무의미한 경쟁만을 부추기는 전국 일제고사 실시(7.13). 전국적으로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이 400~500명에 달하는 가운데, 전북교육청에서는 일제고사 대체프로그램을 실시. 잠깐, 조중동은 이것이 모두 좌파단체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계략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 No Test, No Loser를 내걸고 일제고사에 반대했던 모든 분들 코웃음 칠 준비하세요~.

√ 201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최저생계비 계측 해를 맞아 최저생계비에 대한 활발한 활동들이 이어져. 빈곤사회연대와 참여연대, 홈리스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생계비 결정을 촉구하는 민중생활보장위원회’를 꾸리고(7.8), 참여연대는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캠페인’을 서울 성북구 장수마을에서 진행하기로(7.1). 오는 8월에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줄 수 있도록 ‘필요한 돈’에 맞추어 최저생계비가 결정되길.

덧붙임

‘398-17’은 인권침해가 아닌 인권보장의 현실이 인권수첩에 기록되길 바라는 충정로 398-17번지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살고 있는 이들의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