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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 받든지 말든지 시상식

[일침회 시즌 2 : 받든지 말든지 시상식]

경찰청 보안수사대



<수상이유> 그대, 받을 만하다!

일찍이 대한민국에, 국가의 안위를 지고의 가치로 여기며 그 외의 사랑/인간성/정의/자유/평등 이 따위의 가치는 오뉴월의 전기장판 취급, 다락방 구석에 구겨서 처박아 두는 법이 있었으니 저간에서는 이 법을 국가보안법이라고 불렀다.

복숭아밭에서 서리한 복숭아를 힘껏 깨문다는 것이, 새끼손가락을 깨물어 예정에 없던 혈서를 쓰며 “끝까지 함께 하자”라며 국가보안법과 더불어 도원결의한 이들이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경찰청 보안수사대였다.


귀 조직은 “잡아들이고 때때로 고문하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며 공자의 가르침을 창조적으로 해석하여, 멀쩡한 사람을 ‘빨갱이’라며 잡아다가 머릿속의 빨간 물을 지운답시고 피 칠갑을 하여 시뻘겋게 만드는, 유독 빨간색에 집착하던 도착의 시대를 거쳐,

남북 평화체제 조성과 인권의식 확산으로 인해 국가보안법이 시름시름 앓아가는 모습을 보다 그 뜨겁던 도원결의를 잊을 수 없어 국가보안법을 살리려 악전고투하던 끝에,

작가로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100권의 책 중 하나인 <민통선 평화기행>과, 기자로서 공개적으로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 등을 근거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이시우씨를 잡아가두는 객기를 발휘했다.

변화하는 시대에 아랑곳하지 않는 그 뚝심, 아무리 상식에 어긋나도 결연히 “아무이유 없어!”라고 외칠 수 있는 그 배짱, 시름시름 앓고 있지만 그간 함께 해왔던 국가보안법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 끈끈한 의리를 가진 그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부상> 약소하지만 정성을 담았어요!

아까징끼(빨간약)


성분 : poster color red 1.5g, water 5mg

효과 : 반공정신이 완화되고, 상식적 사고가 가능해지며 표현의 자유나 평화를 갈망하게 됨.

용법 : 국가보안법이라는 칼을 휘두르고 싶을 때 마다 양쪽 콧구멍이 시작되는 부위부터 입술 선까지 뚜껑에 달린 붓으로 두 줄 얇게 펴 바름. 증상의 정도 심할 경우 제한적으로 턱선 아래까지 펴서 바름.

사용상의 주의사항 :
1. 다음 사람에는 투여하지 말 것
(1) 상식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
(2)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
(3)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람
(4)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사람

2. 다음 경우에는 신중히 투여할 것
(1) 일주일 투약 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찬찬히 되짚는 진지한 명상을 수행한 후 인권교육을 이수할 것.

3. 부작용
(1)사용 중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코피가 난다며 황급히 고개를 뒤로 젖히며 휴지로 약을 닦고 남은 휴지로 콧구멍을 막을 수 있음.
(2)공중의 사람들에게 노출된 장소에서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 수 있음.

4. 일반적 주의
1) 이 약으로 인한 과민증, 가려움, 발진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사용을 중지하고, 피부에서 깨끗이 씻어낸 후, 건전한 상식을 지닌 이와 상의하여 치료를 위한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2) 이 약의 사용에 있어서 내성균의 발현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감수성을 확인하고 치료상 필요한 최소기간만 사용한다.

5. 과량투여시의 처치
이 약의 독성은 매우 낮다. 과량 투여한 경우에는 해당 부위를 깨끗이 씻는 등 대증요법을 이용한다.

<경합을 벌인 후보들> 막상막하! 난형난제! 그 주인공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우격다짐’하면 떠오르는 이 사람! 이번 시상식에서 경찰청 보안수사대를 완전 초조하게 만들었는데, 그이를 유력한 수상자로 급떠오르게 한 장면 속으로 잠시 빠져보자.


너거들, 한국 뽁싱이 잘나가다가 요즘은 왜 빌빌대는지 아나? 다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이야. 옛날엔 다들 라면만 먹고도, 챔피언 먹었어. 그. 그. 그 누구야, 현정화도 라면만 먹고 육상에서, 금메달을 세 개나 땄다 그 말이다.

(주책없이) 임춘앱니다, 형님.


상대방의 대답에 두 세 차례 뺨을 후려치고, 그것도 모자라 발길질을 한다. 스스로 격앙되어 방안에 있는 구두, 라면, 간식거리, 비디오테이프 등을 마구 던지기도 하다가 더 던질 게 없자 이불장을 열더니 두터운 이불을 꺼내 내던지는 것으로 구타를 끝낸다. 사색이 되어 차마 보지도 못하고, 이불에 덮인 채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를 외치는 상대방들. 무거운 침묵이 방안을 감돈다.

잘 들어라. 내가 하늘이 빨간색이다 하면, 그 순간부터 하늘은 빨간색이야! 이.. 이.. 이건 노.. 노.. 노리끼리한 색이지만... 내가.. 빨간색!!하면 이것두 빨간색이야... 응?.. 그니까 내가 현정화라 그러면.. 무조건 현정화인거야... 내 말에.... 토. 토. 토. 토 다는 **는 전부 배반형이야! 배반형... 배신!! 배반형...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앞으론 직사시켜버리겠어.. 직사!!

특유의 버벅을 퍼뜨리며 한때를 풍미했던 그이는 바로 <넘버 3>의 불사파 두목, 조필입니다. 조필은 <넘버 3>에서 ‘기라면 기고 까라면 까라’를 강요하는 인물로, 낡은 망령의 국가보안법을 휘두르며 애꿎은 사람들에게 생고생시키는 경찰청 보안수사대의 행태와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었음에,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던 쟁쟁한 라이벌이었습니다.
덧붙임

◎ 글쓴이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회]는 재치있는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 담긴 수다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