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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물구나무] 24시간 영업 뒤에 숨은 그늘


119개국 3만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인’의 맥도날드가 일부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시작하여 점차 그 수를 늘리고 있다. 더불어 경쟁사인 버거킹도 “밤의 제왕(King of the Night)”이라며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24시간 편의점이 없으면 불편할 정도로 24시간 매장은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지만, 야간 영업을 위해서 누군가는 밤새도록 일을 해야 한다.

야간노동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상 5인 이상의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야간노동 시 50%를 가산해야 하지만, 맥도날드는 약 30% 정도의 야간수당만 지급하고 있다. 야간에는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주간보다 더 적은 노동자를 고용하지만, 정작 야간에 주간업무도 준비해야 하는 등 1인당 업무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게다가 야간노동과 새벽노동은 노동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이다. 야간에 일해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신체리듬과 생활리듬을 깨뜨리는지 안다. 그래서 노동법에서도 여성노동자의 야간노동을 엄격하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영업은 대형할인점, 거대 프랜차이즈 매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


24시간 영업은 누군가에겐 ‘편의’를 의미하지만, 필연적으로 많은 노동자들의 ‘값싼 야간 비정규직 노동’이라는 희생을 동반한다. 누군가의 악의적 희생을 전제로 한 ‘편의’를 ‘편리함’의 이름으로 과연 옹호할 수 있을까? 노동자들의 건강을 무시한 채 24시간 365일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자본의 악마적 본성을 ‘고객의 편의를 위한다’는 가면으로 가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