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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평화를 수놓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2003년 3월 20일 바그다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시작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군사 공격 40여일 만에 주요 전투의 종전을 선포했으나, 지금까지도 전쟁은 진행 중이다. 최근 영국 의학주간지 <랜시>는 지난 2년간 최소 10만에서 20만 여명에 이르는 이라크 민간인들이 미국의 오폭과 저항공격 등으로 죽어갔다고 밝혔다.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고문·가혹행위, 팔루자 학살, 물가상승과 기초 생필품의 부족, 높은 실업 가운데에서도 이라크 민중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침략자를 향한 저항의 물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라크 총선 이후 '민주주의의 승리'를 외치며 자축을 벌이고 있어 우습기만 하다. 이라크 전쟁으로 중동의 민주화를 가져왔다는 자화자찬인데, 심지어 전범 부시는 대량살상 무기의 존재와 알카에다 연계설이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아라크전 평가는 역사에 맡기겠다"는 가당치도 않은 발언을 해댄다. 중동 내에서 미국의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한 전쟁이 인명살상 외는 그 어느 것도 가져다준 것이 없음은 분명한 사실. 이를 반증하듯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앞두고 이라크 침략전쟁에 개입한 네덜란드,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철군을 발표했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침략군을 파병한 한국 역시 철군을 요구하는 국내외 평화운동의 요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해 정부는 도둑고양이처럼 국회에서 추가파병안과 파병연장안을 통과시킨 후, 자이툰 부대를 파병해 학살과 점령의 공범 노릇을 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적으로 정부는 소위 테러를 막겠다며 국정원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를 목표로 한 테러방지법 제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전쟁의 처참함은 평화와 인권이 인류에게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3월 20일 전세계 양심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저항하는 평화운동으로 만난다. 국내 평화운동 역시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요구하며 기지개를 펴야할 때이다. 평화를 수놓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 나와 네가 맞잡은 손으로 3.20 반전평화의 거리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