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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차별은 계속되는가

비정규직 불사른 고 이용석 씨 1주기 추모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관련 법안' 등으로 인해 노동계의 총파업 투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근로복지공단 비정규 노조의 광주전남 지부장이었던 고 이용석 씨의 1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26일 유가족과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2004 아름다운청년 이용석노동자 정신계승사업 공동준비위원회'는 '이용석 노동열사 정신계승 공동실천주간 선포식'을 열어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비판하고 총파업의 결의를 다졌다. 고 이용석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종묘공원에서 열린 비정규 노동자 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며 분신해 닷새 뒤에 숨졌다.

민주노총의 이혜선 부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열사의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희망을 만든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총파업 투쟁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의 깃발을 꼽자"고 말했다. 현재 민주노총은 11월로 예정된 총파업을 준비하며 각 사업장을 조직하는 중에 있다.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이주노동자 농성단도 선포식에 함께 참석했다. 농성단 대표인 아누와르 씨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오늘도 똑같은 탄압, 똑같은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 자본과 국가가 노동자들을 죽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자는 하나다"라며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 투쟁으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이루어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암으로 투병중인 재능교육노조 전 위원장 정종태 씨는 "투병중이라 힘든 상황이지만, 이용석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며 "어서 회복되어 동지들과 함께 서고 싶다"고 말해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선포식에 이어 종묘에서 영등포 근로복지공단까지 자전거 대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공원 밖으로 나가려는 노동자들을 경찰이 막아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평화로운 자전거 행진까지 이렇게 통제하는 이 정부에 과연 비정규직 차별 철폐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공동실천주간은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며, 30일에는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 1주기 추모제가, 31일에는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제1회 아름다운청년 이용석노동자상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