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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범민련 원로 인사, "국가보안법 인정 못하겠다" 재판 거부

서슬 퍼런 한국 현대사를 주도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한평생 체감한 한 원로 인사가 국가보안법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재판 거부에 나섰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아래 범민련) 이종린 명예 의장은 6일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통일연대 등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권안보법'으로 기능해 온 국가보안법에 의거한 재판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명예 의장은 일본에 있는 범민련을 통해 국내 운동권 동향 등을 북한에게 제공하고, 북한으로부터 사무실 경비 등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8월 11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그리고 6일 첫 번째 공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명예 의장은 법정 출두를 거부한 채 "본인의 작은 노력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데 미력하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며 재판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이 명예 의장은 민자통 사건, 인혁당 이성재 사건, 범민족대회사건 등과 관련,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두 18차례에 걸쳐 홍역을 치러야 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홍근수 대표는 "반인권·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이 지금까지 존립했다는 것 자체가 수치"라며 이 명예 의장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또한 홍 대표는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평화 운동이나 통일 운동 활동가들 모두가 구속되고 사형 당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국가보안법이 이미 실정법 상의 효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연합 노수희 공동의장 역시 "평양 국제 친선관에는 국가보안법의 존치나 생색내기 식 개정을 주장하는 보수 세력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선물이 즐비한데 그렇다면 이들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라고 꼬집고,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