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가난한 노동자들의 '인간선언'

고려대 미화원 노조 결성, "우리도 당당한 노동자"

일상적인 고용 불안과 노동강도 강화에 저항하던 130여 명의 고려대 미화원 노동자들이 '노동자'임을 당당히 선언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1일 고려대 미화원 노동자들은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아래 전국시설노조) 고려대시설지부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영숙 지부장은 "시작이 반"이라며 "이제부터 열심히 해서 노동자로서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힘있는 노조를 만들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또 고려대시설지부 한 조합원은 "한때 회사의 비인간적인 대우에 죽겠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동안 고려대는 청소 용역회사의 재계약을 계기로 교대제·시간제 도입을 통해 노동조건 악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미화원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 '고용 승계,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학교 당국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어 '고려대의 야만'을 강력히 규탄했다. <6월 26일자 인권하루소식 참고> 지난 5월 고려대 미화원 노동자들은 학교측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려대 미화원 노동자협의회'를 자발적으로 결성한 바 있다. 이제 고려대 미화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시설노조 구권서 위원장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우리는 두 번 다시 절망과 체념의 어제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이제 희망을 이야기할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전국시설노조 청주대시설지부 강수분 지부장은 "청주대에서는 1년 전 몰래 숨어서 노조를 결성했다"며 "고려대는 잔치분위기에서 노조창립총회를 할 수 있다는 게 마냥 부러울 뿐"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한편, 인문계 캠퍼스의 청소용역을 도급 맡은 것으로 알려졌던 '아이서비스'가 태도를 돌변, 학교측에 "용역을 맡을 수 없다"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아이서비스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올라 지금의 용역 계약비로는 원가도 나올 수 없다"며 "비용부문에 있어 수지가 맞지 않아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계속 일을 하고 있지만 학교와 용역회사 사이에 비용 문제로 계약이 지연되면서 협상 결과와는 무관하게 간접고용된 노동자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박현진 교육부장은 "지금과 같은 간접고용의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항상적인 고용 불안의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고려대의 청소용역 정책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