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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보호감호소 출소자 조직 출범

사회보호법 폐지 강력 촉구…청송에선 26일 단식 채비


16일 '사회보호법 폐지를 열망하는 보호감호소 가출소자 모임(가)'이 공식 출범해 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보호감호소 출소자들이 독립적인 모임을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소자들은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청송감호소 출소자 조직 출범 및 국회의 사회보호법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개최하고 모임의 출범을 공식 천명했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사회보호법이 생긴 이래 보호감호라는 이름 하에 수많은 감호자들이 죽어나갔고 수많은 감호자들이 사회보호법의 폐지를 목숨을 걸고 몸으로 절규한 것이 벌써 23년"이라며 오랜 기간 존속해 온 사회보호법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사회보호법 폐지안이 세 개나 국회에 상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폐지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법사위를 규탄했다.

가출소자 모임 조석영 대표는 "청송감호소 내에서 2002년 4월 이래 다섯 차례에 걸쳐 집단 단식농성을 진행하였으나 현재 폐지법안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어 오랜 기간 영어의 생활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출소자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며 "담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 법사위 위원들에게 사회보호법 폐지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편지와 메일 보내기, 법사위 위원 소속 지구당 방문, 사회보호법 폐지 지연에 대한 항의농성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회보호법폐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16대 국회는 더 늦기 전에 당장 사회보호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편파성을 둘러싼 여야의원들의 공방이 오갔을 뿐, 사회보호법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최용규 의원(열린우리당)이 강 장관에게 "사회보호법 존치론의 근거가 박약하고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장관의 생각은 어떠한가"라고 질의하자, 강 장관이 "이에 대해 장기간 논의를 해왔고 (국가인권위 권고가) 정식 접수되는 대로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사회보호법이 국회에서 장기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청송감호소 피감호자들은 26일, 여섯 번째 단식농성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