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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으로 최옥란을 기억하라


25일, 장애인에 대한 숱한 억압과 차별의 장막을 걷어내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하다 쓰러져간 고 최옥란 씨 1주기를 맞아 장애인차별철폐투쟁주간이 선포됐다. 이날 2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아래 투쟁기획단)은 "가난·장애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이 땅 장애민중의 현실을 바꾸고자 투쟁했던 최옥란 열사를 되새기며, 열사의 1주기를 시작으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주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또 투쟁기획단은 "1년 내내 계속되는 차별과 억압을 단 하루 동정의 기념잔치로 은폐시켜왔던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투쟁의 날로 만들어 갈 것"임을 천명했다.

특히 이날 투쟁기획단은 "장애인의 분노로 미국의 야만적인 이라크 침략전쟁에 반대한다"며 향후 반전운동도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쟁기획단 박경석 공동대표는 "2차대전 당시 나치는 전쟁수행에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며 장애인들을 가장 먼저 가스실로 보냈다. 이것이 바로 전쟁의 야만성이며, 때문에 더러운 탐욕을 위해 무고한 장애인과 여성, 어린이를 학살하는 전쟁과 어떠한 전쟁 지원도 장애인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최옥란 열사 추모제'는 그녀의 삶과 저항의지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약값도 안 되는 최저생계비의 반인권성을 폭로하고자 겨울 칼바람 속에서 농성을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그 돈으로 한번 살아보라며 그마저도 반납했던 그녀"를 기억했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는 그녀의 절규" 또한 기억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여전히 장애인의 삶을 옥죄고 있는 억압과 차별에 맞서 투쟁하는 것이야말로 그녀를 똑바로 기억하는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오후 투쟁기획단은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를 만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노동권, 교육권 확보' 등 10대 요구안을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