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병원파업, 누가 장기화시키나?

공권력 투입 초읽기…노조, 제2파업 경고


3일 가톨릭중앙의료원(강남·여의도·의정부 성모병원)은 파업 1백4일째다. 현재 남아있는 핵심쟁점은 징계, 사학연금, 무노동 무임금. 하지만 병원 쪽은 더 이상 한치의 양보도 없어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고,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 무노동 무임금 - 애초 병원은 파업을 근무이탈 행위로 보고, 파업 참가자들로부터 매일 상여금의 10%를 벌금으로 공제했다. 이렇게 해서 월 2∼3백만원의 소위 '마이너스 월급명세서'가 통지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최근 병원은 '전산착오'라고 변명하면서 파업참가자들의 월급명세서에 0원으로 처리했다고 한다. 현재 병원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지키면서, 개인 급호, 가족 부양수, 생계의 어려움 정도를 고려, 개인별로 일정액의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노조는 많이 양보해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병원이 파업기간 중 임금의 50% 정도는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사학연금 - 현재 사립대학 병원노동자들의 경우 퇴직금, 산재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오직 사학연금만을 받게 된다. 사학연금제도는 퇴직금 등의 복지제도에 비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노조에서는 사학연금에 대해 현재 50%인 본인 부담율을 보다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학연금 관련 동아대병원과 고의료원은 이미 1백% 사용자가 부담하고 있고, 이화의료원, 아주대병원, 한양대의료원도 사용자가 50%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 징계 - 현 노동관계법에 따르면 병원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노동위원회가 직권으로 중재할 수 있고, 직권중재에 회부된 상태에서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노조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직권중재제도를 악용, 교섭을 회피해 파업을 유도하고 파업이 일어나자 불법파업으로 간주하며 노조 쪽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기 때문에, 설령 사법적 책임은 물을지언정, 병원의 징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현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병원파업도 그 동안 몇 번 타결의 기미를 보인 적이 있다. 지난 7월 30일 노조는 '사학연금 문제를 내년에 거론할 수 있다'며, 핵심쟁점 중 하나를 대폭 양보했다. 하지만 병원은 다음날 징계 문제를 거론하며 노조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한동안 대화가 진행되지 않다가, 8월 22∼24일 노조는 '세 개 병원 지부장에 한해 징계를 수용하겠다'고 또 다시 양보를 했다. 이에 27일 '징계에는 해고를 포함하는 것이냐'는 병원의 물음에 노조가 '해고 이외의 징계를 수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답변하자, 병원은 또 다시 대화를 중단했다. 끝으로 29일 노조는 '지부장에 한해 병원의 모든 징계를 수용하겠다'고 최종안을 내놓았지만, 병원은 '지부장 뿐만 아니라 다른 간부들도 징계해야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결국 병원의 고자세는 이번 파업을 파국으로 몰고 있다. 경찰은 이미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공권력 투입을 공언하고 있으며, 병원도 시설관리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등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공권력 투입으로 파업이 깨지더라도, 이후 '제2의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투쟁의 결의를 높이고 있다. 이번 파업의 극적인 타결 여부는 전적으로 병원 쪽의 전향적 자세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