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인터뷰> 사회보험노조 대변인 최재기 씨

"경찰 진압에 침묵한 시민단체 이해 안돼"


장기파업을 벌여온 전국사회보험 노동조합이 파업을 중단하고 20일 업무에 복귀했다. 사회보험 노조는 롯데호텔 노조와 함께 올해 가장 큰 탄압을 받은 사업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본지 7월 4일, 6일자 참조>.


◇ 아무 조건 없이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까닭은?

"국민건강공단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다. 의보통합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파업을 무작정 지속할 수만은 없었다. 파업을 지속한다고 해도 사태가 해결될 전망은 없었다. '낙하산 임명'된 박태영 이사장은 "공단이야 어찌되든 배째라"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도 사태해결을 위한 의사나 노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건강공단 운영을 마냥 방치해 둘 수는 없었다."


◇ 회사로부터 교섭 약속을 받지도 못했고, 결국 노조가 물러선 셈인데?

"우리에겐 앞으로도 한달 이상 파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충분했다. 84일간의 투쟁 속에서 조합원의 이탈율은 10%에 불과했다. 지켜 보라. 이번 복귀는 언제든 재파업에 돌입한다는 전제 아래 내려진 전술적 복귀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오늘(20일) 이미 '노조와 교섭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는데, 교섭이 계속 거부되면 재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 노조는 업무복귀의 명분 가운데 하나로 '의료보험료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의료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보험료는 국민부담이 아닌 국고지원을 통해 충당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공단과 노조의 입장이 다른 것이다. 정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의료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약속했으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보험료가 60%가량 인상된다고 하는데, 실제 인상률은 재산가치 증식에 따른 자연인상율을 감안할 때 사실상 100%인상이라고 봐야 한다."


◇ 파업과정을 돌아보자. 파업 이틀만에 경찰력이 투입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파업이 장기화되던 시점도 아니고,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것도 아니었다. 교섭과정에서 핵심쟁점 7가지가 모두 수용돼 최종타결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이사장의 태도가 돌변했다. 이사장의 의도와 달리 이미 경찰력 투입은 예정되어 있던 일이었다. 결국 "손 좀 봐줘야겠다"는 '공안' 쪽의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험 노조는 공공연맹 소속 노조 가운데 가장 투쟁력이 강한 노조로서 민주노총 공공부문의 핵심사업장으로 꼽히고 있다.)


◇ 파업 이후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나 사법처리 현황은?

"역대 어느 파업 때보다도 해고자가 많았다. 2백60명의 징계결정자 가운데 1백25명이 해고당했고, 약 3백명 정도가 직위해제를 당했다. 구속자는 위원장을 비롯해 9명, 수배자가 6명이나 된다."


◇ 파업투쟁의 성과가 있는가?

"롯데호텔과 사회보험 노조에 대한 경찰력 투입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는 것 자체가 파업투쟁이 거둔 성과다. 정권의 실체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조직적 각성이 이뤄졌고 조직력도 좋아졌다."


◇ 같은 시기 경찰력이 투입됐던 롯데호텔 노조에 비해 사회적인 주목을 별로 받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의 침묵을 이해할 수 없다. 경찰 진압과정에서 조합원이 이사장을 폭행한 사건이 근거 없는 '괴담' 수준으로 퍼졌는데, 시민단체들도 이를 사실로 믿고 있었다. 결국 정권의 기조에 장단을 맞춰준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