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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의 사각지대 대용감방 폐쇄 시급


오는 4월부터 경기도 여주와 충남 서산의 대용감방이 폐쇄된다. 대용감방이란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돼야할 미, 기결수를 수용하는 경찰서 유치장을 일컫는다.

22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청과 법무부는 오는 3월말부터 여주와 서산 대용감방의 이관을 추진, 4월중에 수용인 전원을 여주교도소와 서산 구치지소로 분산 수용할 계획이다. 여주교도소와 서산 구치지소는 대용감방의 폐쇄 및 수용인 이관을 목적으로 지난 7월과 10월에 신설된 바 있으나 법무부 등 관계부처간의 이견이 존재해 이관이 계속 지연돼왔다.

뒤늦게나마 대용감방 수용인들을 교정시설로 이관시키기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대용감방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몇 십년 동안 존속돼오면서 수용인 인권의 사각지대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현재 여주와 서산을 비롯해 전국에 운영중인 대용감방은 16곳. 하루평균 무려 3천 6백 여명이 수감된다. 수감 기간은 장기 평균 7개월이며 최장 11개월간 수감된 경우도 있다.

대용감방에서 대여섯평에 불과한 유치실에 20여명이 수감되는 경우는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극심한 과밀수용에 수용자들은 번번이 칼잠에 시달리기 일쑤고, 유치실 위생은 한마디로 엉망이다. 대용감방 한 곳당 2백여명이 넘는 수용인들이 수감돼 있지만 의무관이 배치된 곳은 전무한 데다 수용인에 대한 의료비 역시 턱없이 낮다보니 (대용감방 1인 1년 7천6백원/ 교정시설이 5만9천원) 언제 어디서 어떤 의료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대용감방의 열악한 구금 환경은 인권침해를 더욱 부추긴다. 교정시설처럼 별도의 도서실, 운동공간 등을 확보하지 못하다보니 최소한의 여가생활은 물론이고 몇 달씩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운동은 꿈도 못 꾼다. 전문적인 교정인력이 전무한 것은 물론이고 대용감방 수용자를 관리, 처우할 경찰인력조차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어서, 여성 수감자들이 남성 경찰관들의 감시 하에 놓이게 돼 심한 모욕감과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대용감방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이 계속되고 그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확보가 어려워지자 경찰청은 최근 대용감방의 이관을 추진하고 나섰다. 법무부, 행자부 등 관련기관을 방문해 대용감방의 폐해를 설명하고 조속한 이관을 추진하기로 내부 계획을 세운 것.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용감방을 이관 받아야 할 법무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대용감방은 경찰청 소관"이라고 잘라 말하며 "대용감방 이관에 대해서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남은 14개 대용감방의 이관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