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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장애인 버스타기는 생존을 위한 것”

‘장애인이동권보장’ 요구, 시내버스 세우고 농성도


“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싶다”고 절규하던 장애인이동권 연대회의 박경석 공동대표는 29일 시내버스에서 강제로 끌려 내려왔다.

‘장애인과 함께 버스를 탑시다’라며 종로구 혜화로터리에서 8-1번 버스 네 대에 나눠타고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한 22명의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8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30경부터 시내버스 1대를 세운 채 버스안과 외곽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경찰의 관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국무총리를 만나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쇠사슬로 몸과 버스 구조물을 묶어 저항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경찰 3백여 명을 동원, 오후 5시10분께 농성참여자 84명을 연행, 종로서 등 시내 5개 경찰서에 분산, 조사중이다. 또 70여 명은 이들의 연행에 항의, 오후 6시부터 1시간여 동안 종로경찰서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12시부터 혜화로터리에서 열린 ‘장애인과 함께 버스타기’는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찰 80여명의 삼엄한 경계속에 이뤄졌다. 연대회의 박경석 공동대표는 버스를 타기에 앞서 “장애인이 버스를 타는 것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며, “버스를 타는 것은 장애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므로 당당하게 타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는 일단 세종문화회관까지 갈 것”이라며, “혜화로터리에서 그 곳까지는 가는 버스는 20번과 8-1번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동대문경찰서 정보과 관계자가 “미신고된 집회”임을 강조하자, 박 공동대표는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도 집회신고를 해야하는가?”고 반문하고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려면 항상 여러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하는 게 옳으냐?”고 힐난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지난 6월 16일부터 지하철의 모든 역사에 승강기를 설치하고 장애인이 대중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며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을 펼치는 한편, 지난 8월 24일 경찰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기 전까지 서울역에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