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기고> 부당착취와 취업 방해에 맞선 두 명의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원청 노동자들은 자기들도 하인이면서 우리를 노예 취급합니다."

부당 착취와 취업방해에 맞서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김승태, 유창식 씨는 그렇게 말했다. 9년에 67명이 산재로 사망한다는 대우조선은 생존의 전장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인권탄압이다. 그 중에서도 하청 노동자들은 가장 어둡고 그늘진 섬을 이룬다.

"조선소가 이런 곳인 줄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긴 해도, 이 곳이 아니면 별 마땅한 생존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평범한 노동자였던 이들이 전선에 서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차, 월차, 연차, 퇴직금도 없이 직시급 8,300원을 받고 일하던 이들은, 지난 6월 5일 회사가 일방적으로 일당제 전환, 회사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퇴사, 3일 무단 결근시 해고 등 너무나 부당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강제하자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소영기업은 퇴사처리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킴으로써 이들의 취업을 방해하였다. 동료들은 이들이 대우조선 인력부에 시범 케이스로 전산 처리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대우조선 하청 기업에 취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원청의 '블랙리스트'는 노동자들에게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계속 다른 업체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하청 노동자들로 인해 어떤 기업은 심각한 인력부족을 겪기도 하고, 원청인 대우 조선 역시 원활한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실제로 직영 플랜트 제작부의 문학용 기원은 5월 어느 월요일 아침 전체 조회 시간에, "내 허락없이 타업체로 이동하지 못한다. 내가 당신들 얼굴 다 알기 때문에,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키겠다."고 하청 노동자들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통제와 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원청 관리자들은 작업 중이나 휴식 시간에도 하청 노동자들을 망원렌즈로 감시하면서, 원청과 하청 조반장 회의 때 마음에 들지 않는 노동자들을 해고시키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원청 관리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하청 관리자는 노동자들에게 쇳가루가 날리는 작업장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한 발짝 더 나가서 대우조선은 이제 구사대를 만들어 이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현장중심의 민주노조 추진위원회' 소속 동지들에게 폭력과 감금을 통해 위협하고 있다. 이는 유창식, 김승태 씨의 투쟁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들불처럼 번질 것을 저들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연대와 동참만이 이처럼 포악한 자본을 꺾는 무기가 될 것이다.

- 박정미(파견․용역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와 간접 고용 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