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대우조선 노동자 분신사망

박삼훈씨, "사용자 각성" 유서 남기고


현대자동차 해고노동자 양봉수 씨의 분신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로 노동자가 분신하였다. 경남 거제도 옥포 대우조선에서 40대 노동자가 회사측의 노조탄압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 사망하였다.

21일 낮 12시15분경 이 회사 특수선 생산1부 노동자 박삼훈(41)씨가 특수선 생산부 4층 옥상에서 몸에 신너를 끼얹고 불을 붙인 후 투신했다. 이를 본 동료 노동자들이 박씨를 급히 대우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낮 12시58분경 사망하였다. 박씨는 유서에서 노동자의 단결과 사용자의 각성을 주장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위원장 백순환)은 사건 발생 직후 즉각 [박삼훈열사 분신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날 오후6시 박씨의 시신이 안치된 대우 옥포병원에서 추모집회를 가졌다.

또, [대우그룹노동조합협의회]는 모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설정하고, 조문대표단을 대우조선노조로 파견,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

대우조선노조측은 "박씨의 죽음은 그동안 회사가 신경영전략의 미명아래 현장의 노동통제와 노동강도를 강화하면서 노동조합의 집회 참석마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등 갖은 노동탄압을 자행해온데 대한 분노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20일까지 20차 걸쳐서 임투교섭을 해왔으나, 회사측은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또, 5월26일 열린 노조 집회가 회사의 조직적인 방해로 전 노조원 8천명중 1천명 밖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런 회사의 탄압을 뚫기 위해 백위원장이 열흘간의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7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려 했으나 부결되어, 13. 14일 열린 노조원 총회에서 참석자의 94.6%의 찬성으로 쟁의발생을 결의하였다.

박씨는 지난 81년에 대우조선에 입사하였고, 유가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대우조선에서는 87년 이석규 씨가 최루탄에 맞아 희생되었고, 89년에는 이상모, 박진석 씨가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하였다.

한편 전국연합은 21일 대우그룹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박삼훈 씨 유서 >

이놈의 세상, 가진 자만이 판치는 세상.
우리 근로자는 작은 월급으로 늘 치솟는 물가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노동자여!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툭하면 집회 참석도 못하게 하고,
우리 권리를 우리가 찾아야지 누가 찾습니까?
노동자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올 임금 100% 쟁취하시기 바랍니다.
사용자여 각성하라
앞서간 노동열사 뒤를 따라갑니다.
노동형제 여러분
올해 목적을 기필코 승리하기 바랍니다.

박 삼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