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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소파 개정' 시늉으로 봐줄 수 없다

협상 임박, 사회단체 요구사항 구체화


8월 2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개정 협상을 앞두고 사회단체들의 요구사항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미 상호 방위조약 4조에 의해 탄생된 소파의 개정을 위해 31일 명동성당에서는 '불평등한 소파의 전면개정을 위한 범 종교인대회'가 대학로에서는 '불평등한 SOFA 개정을 위한 국민행동'이 소파 전면개정을 위한 의견을 보내는 팩스 시위를 벌였다.

또 김수환 추기경․윤공희 대주교․문정현 신부․김승훈 신부 등 242명의 사제와 손말복 수도사 등 74명, 오창래․이덕우 등 천주교 평신도 269명도 "동반자라는 한미관계에 걸맞게 소파의 불평등한 조항을 전면개정하고, 매향리 시위관련 구속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이 함께 참가한 '범 종교인대회'에서 '불평등한 SOFA 개정을 위한 국민행동'(국민행동)의 문정현 상임대표는 "지난 5월 8일 매향리 폭격 이후 소파 개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며 "이제 소파의 전면적인 개정을 위해 모든 국민이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문 상임대표는 "우리들이 이제는 되었다고 말하는 순간 한국이나 미국당국의 반격이 시작된다"며 "소파로 인해 눈물짓는 우리의 동포와 산하를 생각해야 한다고"고 강조했다.

국민행동에서 요구한 소파 개정에 담겨할 할 주요내용으로는 △형사재판 관할권의 확대 △한국인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환경침해 조사권 및 미군의 원상회복 의무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땅에 대한 임대기간 및 임대료 설정 등이다.

국민행동은 다른 미군 주둔국의 형사재판 관할권 행사 비율이 20~50% 정도인데 비해 한국은 91년부터 97년까지 2.9%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범죄를 저지른 미군을 한국 관할하에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합의의사록 제17조 제2항에 규정된 '군사상 필요' 조항에 의한 한국인 군무원, 노동자의 고용불안정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강에 독극 물질을 방류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된 환경오염에 대해 미군이 원상회복할 의무를 지지 않는 조항(협정 제4조)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더 나아가 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조사권과 미군의 환경오염 원상회복 의무를 지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여성단체들은 여성인권침해 금지원칙의 채택을 요구하며 기지촌 여성의 인권보호와 미군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천시 1.5배의 땅을 계약기간 없이 공짜로 사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임대료, 임대기간 등을 설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규정을 바꿔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한미관계의 근본적 재설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데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소파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