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2년 착취해먹고는 퇴출

파견근로자 고용불안 심화


파견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근로자파견법 시행 2주년을 앞두고 사용업체들이 파견 기간이 만 2년이 되는 노동자들의 해고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정규직여성권리찾기운동본부(공동본부장 최상림, 이철순)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5일까지 전국 29개 사업장의 여성 파견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났다.


◆ 외국인회사에서 컴퓨터 업무를 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 3명은 98년 근로자파견법 시행과 함께 파견직으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회사는 "더 싼 사람을 쓰겠다"며 일을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지난 4월 회사를 그만두었다.


◆ D조선의 경우, 사무직 여성의 96%가 파견직이다. 이 중엔 6년 동안 이 회사에서 일해온 여성도 있다. 파견근로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회사는 "직접고용은 할 수 없다"며 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이번 실태조사는 근로자파견법이 "전문지식․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무의 인력수급 활성화"라는 애초의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결과, 29개 업체의 파견노동자 대부분이 6개월 이상 생산공정에서 일하는 "불법" 파견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현행법 상 파견근로가 절대 금지되는 업무(건설공사현장, 선원, 의료인 및 간호조무사 등)에 배치된 노동자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간호보조원'이라 불리는 서울 S병원의 파견노동자들은 환자가 의사와 면담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에게 의사처방을 설명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원래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현재 이 병원에 파견되어 일하는 노동자의 수는 3백50명에 달한다.


<해설> 근로자파견제란 인력용역업체(파견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장에 파견돼 근무하고 임금은 소속업체로부터 받는 제도로 지난 98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임금비용을 줄이고 노동력을 보다 유연화 하려는 재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 때문에 그나마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 또는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로 파견근로의 허용 범위가 제한됐지만, 실제로는 생산직을 중심으로 파견근로자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업체들이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해 정규직 업무를 파견직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견노동자는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낮은 임금을 받는 데다 사회보장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또 단기적인 파견계약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단결권의 행사도 어려운 형편이다.

한편 근로자파견법은 파견근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해 파견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제한하고 이를 넘길 경우 사용업체가 직접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들은 파견 기간 2년이 되기 전 노동자를 해고함으로써 직접 고용을 기피하고 있다. 나아가 경총은 파견근로기간 제한을 1년 연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파견근로자의 정규직화와 더불어 근로자파견법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