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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여성구직 악재에 악재

9시간이상 노동에 연령제한도

실직여성들이 장시간 노동요구와 취업연령 제한에 묶여 구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여성실업대책본부(대표 이철순, 실업대책본부)가 올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등 전국 7개 지역의 실업대책본부에 등록된 1천4백41명의 여성 구직자와 5백곳의 구인처를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직을 원하는 여성은 주로 40대 이상인 반면 구인처는 34세 이하의 여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직여성이 9시간 미만의 노동을 선호한 것에 비해 구인처의 거의 대부분이 9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직에 나선 여성의 경우 대부분이 여성가장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중에는 남편과 가족들의 실직으로 가족 내 다른 소득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56.4%에 달해 이들이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

구직여성이 희망하고 있는 한달 임금은 평균 60만원 정도로, 이들은 단순노무와 생산직 등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취업업종에 대한 설문에 응하지 않아 이들이 직종에 상관없이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일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구인처의 경우 고용, 의료, 산재,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험에 가입한 비율을 약 30%정도에 불과했으며, 근로시간에 있어서도 50%이상이 9시간에서 10시간의 노동을, 35%가 10시간 이상의 노동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근로조건이 일반사회기준에 비해 더욱 열악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실업대책본부는 “여성은 가사노동과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 대부분의 구인처가 적당한 노동환경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수행과 관련 없는 연령 제한까지 두고 있어 여성 구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실업대책본부는 “정부가 사회복지 서비스 영역에서 고용창출을 시도해 중년여성을 노동시장에 적극 흡수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실업대책본부는 오는 11월 3일 국회의원회관 소희의실에서 토론회를 갖고 중장년층 여성실업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