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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신매매 당하는 줄 알았다”

단속 나선 검찰, 무고한 시민 폭력연행


실적올리기에 눈 먼 수사관들이 또다시 무고한 시민을 강제연행․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처럼 서울에 온 양경주(36, 제주도) 씨는 지난 2일(토) 오후 3시 상품개발업을 하는 친구 김충범(36,서울 잠원동), 김충환(33) 씨와 함께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물건을 구경하다가 통신법 위반 혐의로 강제 연행되었다. 현재 검찰은 ‘불법 감청기 판매업자에 대한 일제 단속’을 진행하고 있으며, 양 씨 등은 이날 세운상가에서 단속작업 중이던 수사관들에게 봉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경주 씨는 “뒤에서 꼼짝 말라고 하면서 건장한 남자 4명이 덮쳐 인신매매 당하는 줄만 알았다. 그들은 팔을 뒤로 꺾어서 수갑을 채우고, 혐의가 뭐냐고 묻자 목을 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충범 씨는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50여 미터 떨어진 서울 72다3472 차량(프레지오)에 끌려가서 휴대폰과 수첩 등을 빼앗겼다”며 “검찰은 눈이 마주치자 차 바닥에서 1미터쯤 되는 쇠파이프 7개 중 하나를 꺼내 휘두르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밝혔다. 김 씨 등이 끌려간 차량은 서울지검 소속차량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수사관들이 30분 정도 지난 다음에야 ‘착오였다’면서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후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김상범(33,감미전자) 씨 등 주변 상인들도 40여분간의 이 과정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양 씨 등은 “고소와 고발을 통해서라도 관계자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세운상가에서 단속을 지휘하는 서울지검 제3차장실 윤 계장은 “수사관이 30여명이라 관련자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폭력이나 쇠파이프 사용은 있을 수 없다. 사실일 경우 정식으로 고소한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규택(한나라당, 법사위) 의원실의 박영규 보좌관은 “수사실적을 위한 마구잡이 연행이 인권유린으로 나타난 사례”라며 “5일 있을 서울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양 씨를 증인으로 요청해 검찰의 직권남용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