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대통령 약속 세 번, 여전한 ‘에바다’

에바다 농아원생, 서울상경 투쟁


하나 둘씩 ‘에바다 문제 해결’이라 적힌 붉은 색 머리띠를 묶는다. 붉은 색 머리띠의 무리들은 새로 온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고 달려나가 부둥켜 안는다. 그들의 행동은 어딘가가 다르다. 말은 웅얼거림에 가깝고 한쪽 손엔 목발이 들려있다. 이들은 에바다 투쟁 959일째를 맞아 모인 에바다 농아원생과 대학 장애인 동아리, 장애인 단체 회원 등이다.

10일 오후 2시, 종로 제일은행 앞에 모인 이들은 1천 일 가까이 외쳐온 ‘장애인 시설비리 척결과 에바다 문제 완전 해결’을 또 한번 외친다.

에바다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명동성당 농성에 나선 김형수(23, 연세대) 씨는 “에바다 사태는 우리 나라 시설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설문제 해결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부조리의 벽을 깨기 위해서라도 에바다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밝혔다. 권오일(전 에바다 교사) 씨도 “에바다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강제노역, 성폭행 등의 문제가 이미 확인돼 대통령까지 이 문제 해결을 세 번이나 약속했는데 아직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다”며 “관이 개입된 상에서 평택 시민의 힘 만으론 부족해 이렇게 서울까지 올라왔다”며 서울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성당까지 행진하려고 차도로 나섰다. 경찰은 이를 저지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장애인을 비롯한 50여명의 집회참가자가 연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민들의 항의로 2~3시간 후 모두 풀려났다.

“귀와 입이 열리다”란 뜻의 에바다, 이제 정부의 귀와 입이 에바다를 향해 열려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