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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해라"

서울시경, 수배자 착각 불법연행


서울시경 홍제동 대공분실 요원들이 일반시민을 수배자로 착각해 불법 연행한 뒤 신분을 확인한 후에도 한시간 넘게 붙잡고 있던 사실이 밝혀졌다.

26일 친구 결혼식에 참가했던 박관조(서울 한남동, 29) 씨와 김태훈(29) 씨는 예식이 끝나고 피로연 장소로 가던 중 갑자기 달려든 4~5명의 남자들에 의해 납치됐다.

낯선 남자들은 아무런 고지도 없이 박 씨의 목을 휘감고 김 씨의 팔을 뒤로 꺾은 뒤 경찰차에 태웠다. 박 씨 등이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강력히 항의하자 낯선 남자들은 그제서야 "수배자 유병문, 이창희, 너희는 국가보안법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들을 홍제동 대공분실 요원이라고 밝혔다. 박 씨 등은 신분증을 내밀며 "수배자가 아니니 빨리 내려달라"고 주장했지만 요원들은 신분증을 확인한 뒤에도 박 씨등을 중부경찰서로 연행했다. 수배자 유 씨의 얼굴을 아는 중부서 경찰관들이 유 씨 등이 아님을 증언했지만 요원들은 박 씨 등을 풀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전과 기록을 확인해 봐야한다"며 지문을 채취했다.

요원들은 전과기록 조회로 박 씨가 한차례 구속된 사실이 확인되자 지난 사건기록을 캐묻기도 했다. 결국 박 씨 등에게 아무런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요원들은 한시간이 넘게 경찰서에서 불법 구금해놓고 있다가 풀어줬다.

이에 차병직 변호사는 "체포시 이유와 소속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은 명백한 불법체포임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통해 불법적 행태를 고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유병문, 이창희 씨 등은 김영삼 정권 시절 수배자로 현재 조계사에서 '수배해제 촉구'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