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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네바 소식>③ 나토 공격에 대한 유럽 각계 반응

공습은 해결책 될 수 없어


나토의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공격이 일주일째에 접어들고 있다. 제네바에서는 30일 오후 유엔 본부 앞에서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차례 전개됐을 뿐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나토의 군사 행동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점점 더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은 채 희생자와 난민의 수만 늘어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또한 이른바 국제사회를 대변해야 할 유엔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카톨릭 평화 단체의 부대표는 '폭력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단을 통해,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현재 폭격을 퍼붓고 있는 나라들은 오랫동안 코소보 주민들이 비폭력적인 수단으로 세르비아인들의 억압에 저항할 때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또 세르비아인들의 애국심(patriotism)과 알바니아인들의 자치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연구하는데는 돈을 전혀 쓰지 않았다"며 미국을 비롯해 나토의 회원국들이 뒤늦게 군사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비판했다. 이밖에, 구 유고슬라비아에서의 오랜 분쟁이 지역간 부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만큼 선진국들의 경제원조가 근본적인 처방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앞서 25일 국제적인 여성평화운동단체인 '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여성연맹'은 나토와 유엔 안보리의 회원국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나토의 군사행동은 갈등의 뿌리를 그대로 둔 채 주민들에게 상처만 안겨다 줄뿐"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했다. 또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정부에게도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인종청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사다코 오가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은 난민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인접한 모든 국가들에 국경을 열어둘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유엔 인권위 내에서는 나토의 군사행동에 대한 눈에 띄는 언급이 거의 없었다. 26일 인민자결권에 관한 논의과정에서 두 민간단체가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을 뿐이다. 아메리카 법률가 연합(American Association of Jurists)은 "나토는 코소보 지역에 대한 무력 사용을 유엔 안보리로부터 승인받은 바 없다"며 "나토의 공격은 이 지역의 주민들을 오히려 더 큰 고통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반면 국제 교육 발전(International Educational Development)은 "나토의 이번 공격은 코소보 주민들을 위해 너무나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