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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부, 노동자 강경대응 드라이브

서울지하철 노조원 무더기 연행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양상이 탄압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5일 오전 고건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서울시청을 방문한 석치순 노조위원장 등 서울지하철 노조 조합원 45명은 면담요청을 거부당한 뒤 현장에서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연행된 노동자들은 노량진, 서초, 동대문, 관악경찰서 등 4개 경찰서로 분산 수용돼 조사를 받았으며, 석 위원장 등 일부를 제외하곤 이날 중으로 훈방 조치됐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부가 사실상 민주노총과의 대화를 중단하고 노동운동에 대한 전면적 탄압에 나선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앞서 정부는 공안대책협의회 구성방침 발표, 기아자동차 노조간부 14명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이천전기 노동자 연행 등 일련의 공안대응을 보여왔다.

이 같은 정부의 강경 대응은 올 3-4월로 예상되는 노동자들의 대규모투쟁을 사전에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와 관련, 당국이 금속연맹 지도부 6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금속연맹 산하 5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반대와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서울역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당국은 수천 명에 달하는 군중에게 좁은 지하도로 행진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노동자들의 반발을 유도했고, 이를 빌미로 금속연맹 간부들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정부당국이 대화와 교섭을 말하고 있지만, 이는 전시성 발언에 불과한 것으로 국민여론으로부터 노동조합을 고립시켜 강경 탄압하겠다는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최근 공안세력에 의해 자행되는 강경 탄압은 김대중 정권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