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구조조정이 사람잡네

산업안전보건법 개악 우려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의 기본권이 하나둘씩 잠식당하고 있다.

올해 초 정리해고의 법제화로 인해 다수의 노동자가 '일할 권리'를 빼앗긴데다, '살아 남은' 노동자들도 임금을 삭감당하거나 노조활동의 권리를 제한당해 왔다. 게다가 최근 국회에 상정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마저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은 구조조정의 큰 틀 속에 규제완화라는 명분을 갖고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이 기업주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춤에 따라 노동자들의 안전은 뒷전에 밀려날 것으로 우려된다.

개정안은 '보호구 제조·수입자에 대한 자격제한'(현행법 35조) 규정과 '자체검사 실시자 의무교육'(현행법 36조) 규정을 삭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보호구가 노동자에게 제공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가중되고, 사업장내 기계 등에 대한 자체검사를 형식화할 소지가 큰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안전보장을 소홀히 하는 사업주에 대한 벌금 규정도 개정안에서는 완화되었다. 근로감독관의 점검·출석요구 등 감독상의 조치를 위반한 경우에 대해 현행법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이를 5백만원 이하로 낮춘 것이다.

다만, 개정안 제44조항에서 건강장애 발생의 우려가 높은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재직중에도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 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행법은 이직시에만 무료 건강검진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앞서 8월 노동부가 내놓았던 법안보다 규제완화의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역시 경제우선 논리 아래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권 보장에 역행하는 입장에 서 있어 앞으로 산업재해나 직업병이 더욱 증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안전보장체계의 후퇴에 따른 재해발생 증가가 오히려 기업의 비용을 높이고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