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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구타·협박 등 강압수사 여전

'영남위' 구속자, 수사 중 인권유린 주장


'영남위원회'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구타와 협박 등 강압수사가 이뤄졌던 사실이 뒤늦게 변호사 신문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 26일 오후 2시 부산법원 103호 법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김명호 씨는 "지난 7월 29일 조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책상을 발로 차고 머리를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김이경 씨도 "하루종일 조사를 하면서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는 등 수사관들이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고문을 당해봐야 사실대로 불겠어'라는 등 협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재판을 받은 김창현 씨도 "조사 당시 수사관이 잠을 재우지 않고 혐의사실을 인정하라며 협박과 회유를 해 거짓 자백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허리 디스크 환자인 이은미 씨는 26일 열린 공판에도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출석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본지 10월 20일자 참조> 지난 21일 이 씨를 진찰한 바 있는 부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 소속 의사 김영준 씨는 "현재 이 씨의 상태로는 외부치료를 받기 위해 움직이는 것조차 위험하다. 지금은 가만히 누워 자세를 교정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 씨는 인의협에서 제조한 약을 먹으며 근근히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공소내용, 사실과 달라

24일 오전 10시엔 같은 법정에서 정대연, 김창현 씨 등 9명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영남위 사건 관련 피고인들이 반제청년동맹을 결성하고 영남위원회라는 조직에 가입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심리를 펼쳤다.

피고인들은 모두 "반제청년동맹과 영남위원회에 가입한 사실이 없고, 그런 단체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 검찰이 박경순 씨와의 회합 사실을 반국가단체활동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피고인들은 박경순 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공소사실과 같은 회합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11월 9일 오후 3시와 14일 오전 10시에 계속된다. 다음 재판에서는 증거채택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예정으로, 도청·감청 자료에 대한 증거 인정 여부와 조작가능성이 높은 디스켓에 대한 증거채택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