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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교도소에서도 타율학습?

휴식시간에 독서, 한문공부


지난 6월 1일부터 전국의 교도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도소 3대 의식개혁’프로그램이 본 취지와는 달리, 재소자에게 또다른 인권침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재소자의 교화와 인격수양을 목적으로 도입된 ‘3대 의식개혁’은 ‘고운말 쓰기’, ‘독서 생활화하기’, ‘서로 도우며 살기’라는 구호 아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재소자들이 한문공부와 독서 시간 등을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지난 7월 2일 대구교도소에서 출소한 오 아무개(31) 씨에 따르면, 재소자들중 상당수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대구교도소는 매일 저녁 7-8시에 한문공부를 실시하고, 8-9시에는 독서시간을 의무적으로 갖고 있다.

또 대전교도소에서도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독서와 한문공부를 하는 시간을 갖고 있고, 광주교도소에서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독서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소자 오 씨는 “한문공부시간에 전 교도소 내에 스피커로 교육을 한다”며 “우리들의 정당한 휴식시간에 교도소 전체에 방송이 1시간 동안 계속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오 씨는 “그 때문에 일부 재소자들은 방송이 나오면 방에 설치된 스피커의 볼륨을 줄여놓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오 씨는 “기결수의 경우 낮에는 노역을 나가기 때문에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이 저녁시간 뿐인데 모든 재소자들을 상대로 공부를 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무과에 항의를 하는 등 일부 재소자들은 자기가 정당히 누려야할 자유시간을 뺏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반면 법무부의 관계자는 “몇몇 교도소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해보니 재소자간의 싸움도 줄어들고 교화에도 도움이 되었다”며 “독서량이 많은 사람은 시상식을 열어 시상도 하고 부상으로 책도 영치해 준다”고 밝혔다. 또한 “후에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가석방의 가점요인도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자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은 한자자격시험에 합격한 경우도 많았다”며 이번 제도의 시행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구교도소 교무과의 관계자도 “재소자들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보다는 독서나 한문공부를 통한 교화와 인격수양이 더 중요하다”고 밝혀 재소자들과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