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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오도가도 못하는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에 벌금 이중고


불법체류자로 낙인찍힌 외국인노동자들은 지금 이 땅 어느 곳도 갈 곳이 없다.

지난 4월 30일로 외국인노동자의 자진출국기한이 끝남에 따라 이들은 벌금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몰려있다. 현재 남아있는 10만여 명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은 체불임금과 산재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벌금까지 물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중 상당수가 자진출국을 하려 했지만 기한을 놓쳐 출국하지 못하거나 밀린 월급을 받으려다 기한을 놓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 회장 박천응 목사)는 15일 12시 30분 서울역 광장에서 '벌금제도 철폐와 자율귀환보장촉구 대회'를 가졌다.

박천응 목사는 "벌금제도가 외국인노동자로 하여금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떠나게 만들고 있다"며 "받아야할 월급보다 1달에 10만원 꼴인 벌금이 더 많기 때문에 결국 임금 받는 것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천응 목사는 "이중수탈의 원인인 벌금제도를 철폐하여 자진출국을 원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출국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하려던 외국인 노동자 10여명이 대기중이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게 잡혀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윤주 외노협 사무국장은 "서울시경과 출입국관리소에서는 며칠 전부터 전화를 걸어 '이 집회에 외국인노동자가 참여하면 전원 연행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무조건 내쫓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국장은 또 "연행된 10명중 몇 명은 단지 서울역을 통과하고 있던 사람들"이라며 정부의 마구잡이 연행을 비난했다.

일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이들에 대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