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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내창 씨등 사인 밝혀라

유가족, 안기부 항의방문


과거 안기부(또는 중앙정보부)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12일 내곡동 안기부 청사를 항의방문하고 진상규명을 거듭 촉구했다.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상임의장 이창복, 추모단체연대회의)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회장 배은심, 유가협) 소속 회원들은 이날 낮 12시 안기부를 방문해, "지난 4월 24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과 민족민주열사·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투쟁을 전개해 왔지만, 가해자인 안기부로부터 어떠한 반성의 목소리도, 진상규명의 의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항의방문을 통해 "안기부는 과거 정권들이 저질러 왔던 수많은 인권침해와 폭력의 산 증거"라며,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고문·살해하고, 간첩사건과 조직사건을 조작해 양심수를 양산해 왔던 안기부가 진정으로 개혁되기 위해서는 먼저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안기부가 관련된 의문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권은 바뀌었는데…"

박정희 정권이래 정보기관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희생자에는 △73년 중앙정보부에서 동백림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서울대 교수 최종길 씨 △74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된 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가 75년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재야지도자 장준하 씨 △89년 안기부 직원 도연주 씨등에 의해 거문도까지 유인되었다가 변사체로 발견된 중앙대 총학생회장 이내창 씨 △91년 노조활동으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중 의문의 부상을 당해 안양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병원마당에서 사체로 발견된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 씨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고 박창수 씨의 어머니 김정자 씨는 "정권이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진상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어, 진상규명을 하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도 없다"며, "안기부는 스스로 진상규명에 앞장서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하며, 독재체제 유지와 민주인사 탄압에 앞장서 온 기관이니 만큼 궁극적으로 해체되어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추모단체연대회의 기획국장 김학철 씨는 "이종찬 안기부장을 만나 진상규명의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안기부 항의방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