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서준식을 옭아맨 법률② 보안관찰법

일상적 감시 수단의 합법화


대부분의 시국사범들에겐 일정한 형기를 마침과 동시에 또 하나의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유신·5공시절엔 사회안전법이고, 89년 이후엔 보안관찰법이 있다. 보안관찰법은 사회안전법이 규정했던 신체구금과 주거제한처분을 삭제하긴 했지만, 여전히 개인 사생활에 대한'신고'를 의무화하면서 국가기관의 일상적인 감시체계를 합법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보안관찰법 제18조에 따르면, 보안관찰대상자는 △직장의 소재지 및 연락처 △주요 활동상황 △통신·회합한 다른 보안관찰자의 인적사항과 그 일시·장소·내용 △여행에 관한 사항 △기타 관할경찰서장이 신고하도록 지시한 사항 등을 해당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만 한다. 동시에 검찰 및 사법경찰관은 △피보안관찰자의 행동 및 환경 관찰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범한 자와의 회합·통신금지 △신고사항 이행지시 △집회 또는 시위장소에의 출입금지 등(동법 제19조)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안관찰법의 조항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다. 동시에 보안관찰법처분을 면제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대상자의 전향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형벌과 다름없는 보안관찰법처분을 법원이 아닌 행정부에서 결정함으로써, 보안관찰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기소된 서준식 씨에겐 보안관찰법 제18조 위반 혐의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서 씨는 보안관찰법 폐지운동을 누구보다도 지속적으로 벌여온 사람이었다. 그는 91년 강기훈 유서사건과 관련, 최초의 보안관찰법 위반 구속자로 기록된 이래, 보안관찰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 헌법소원 등을 잇따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헌법재판소는 서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인권의 보루이어야 할 사법부가 인권운동가의 뒷통수를 친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