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죽음의 핑퐁게임과 북한 난민

안기부, 사지 내몰고 언론 입막음


북한 식량난민 13명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으나 오히려 이들을 베트남정부에 인계하여 사지로 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현재 지뢰밭으로 피신한 난민 가운데 7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지 않고 있는데, 이 북한난민들을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한국대사관)으로 주선한 것이 안기부이며, 외무부와 안기부 등의 요청으로 국내 언론에서도 보도마저 봉쇄된 상황이다.

천주교인권위(위원장 김형태 변호사)와 통일강냉이보내기모임(강냉이모임)은 2일 오전 10시 30분 가톨릭센타 7층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주중국대사, 안기부에 의해 사지로 내몰린 북한식량난민 13명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식량난민과 함께 베트남국경을 넘어 10월 20일 한국대사관으로 인도되기까지 생사고락을 같이한 김재오 전도사에 따르면 홍 아무개(35.여, 무산역에서 굶어죽기 직전 인신매매단에 팔려 중국으로 옴)씨 등 13명은 4월 초기 식량난으로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현지에서 생명의 위협에 견디다 못해 한국 망명을 결심하게 된다.


베트남 주재 한국한국대사관으로

이들이 중국연변에서 북한 식량원조활동을 벌이던 강냉이 모임을 만난 것은 4, 5월경이다. 그 뒤7월 28일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집단망명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주중한국대사관 박종호 서기관은 " 그들은 동포지 대한민국 국민은 아니다. 그들은 법범자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들은 대사관 공개난입을 결심하게 되었고, 이 사실을 알게된 안기부가 신원을 보장한다는 전제 아래 베트남을 주선하게 된다.

9월 16~26일 북한 난민과 강냉이모임회원등 18명은 베트남 국경폭포를 넘는 등 목숨을 건 7천 킬로미터 대장정을 하게 된다. 드디어 10월20일 한국대사관에 이들을 인도한 뒤, 21일 김재오 전도사 일행은 한국으로 귀국한다.


강제추방, 7명 생사 불명

그러나 강냉이모임 회원들은 11월 중순 중월 국경지대인 중국 남방에서 홍씨가 구조요청을 해왔다는 기막힌 소식을 듣게 된다. 홍씨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한국대사관측이 이들을 베트남 정부측에 인도했고, 다시 베트남 정부는 이들을 인접국으로 강제추방했다. 하지만 중국군대 역시 난민들을 다시 베트남 쪽으로 내몰았고, 이들 전원은 베트남 군대에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 다녔다. 베트남 내무성 책임자로부터 "한국정부가 받지 않겠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중국공안에 넘겨 북송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또다시 중국쪽으로 내몰린 난민들은 체포를 피해 지뢰밭으로 달아난 것이다.

현재 13명 중 강아무개 씨 가족 등 5명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보호하고 있으며, 구조요청을 해온 홍 아무개 씨는 강냉이 모임이 보호하고 있으나, 지뢰밭으로 들어간 나머지7명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를 믿었다"

김재오 전도사는 "정부에 공개적으로 망명신청을 했더니 황장엽을 데려올 때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다며, 비공개적으로 진행하자고 말해 이 말을 믿었다. 하지만 국경의 지뢰밭을 피해 국경폭포를 지나 죽음을 감수하면서 베트남으로 넘어왔을 때 대사관측이 한말은 '국경으로 다시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안기부 직원은 '이 들을 한국에 데려 올 것이다. 텔레비전만 봐달라'고 말해 이를 믿었다"고 말했다. 홍씨가 위급한 상황임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미뤄온 것은 안기부측이 이 사실을 공개하면 북한난민 13명을 데려 올 수 없다는 협박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도사는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절차를 밟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한국정부가 이들을 송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또한 천주교인권위는 지난 11월 27일, 29일 베트남과 중국현지 조사작업을 마쳤으며, 이 과정에서 외무부 등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기부는 강냉이모임 등에 보도자제를 요청한 것에도, 지금까지 언론사측에 보도통제를 해온 것으로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보도기자는 "외무부와 안기부는 보도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