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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부, 출소장기수 출국 허용

천주교 인권위, "인도적 조치" 환영


법무부의 출국금지처분을 받아온 재일동포 이성우(72) 씨가 지난 17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죄로 11년간 복역하다 95년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이 씨에 대해 법무부는 "형집행정지자이고 국익을 현저히 해칠 가능성이 있는 자"라는 이유로 매 6개월마다 출국금지처분을 연장해왔었다.

이 씨는 95년 출소 후 줄곧 일본으로의 귀국을 요청해 왔지만, 법무부가 이를 불허하자 지난 해 5월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출국금지기간 연장에 대한 행정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월 1일엔 자신의 출국금지기간이 해제된 것으로 알고 부산 공항에까지 나갔다가 출입국관리소로부터 출국금지처분연장을 통보 받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이번에 법무부가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선 것은 '인도적 조치'를 요구해온 인권단체측의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문제와 관련해 천주교인권위(위원장 김형태 변호사)는 "고령인데다 병든 몸인 이 씨가 마땅히 가족과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며 정부에 진정서를 보내는 등 이 씨의 출국을 위해 애써왔다. 천주교인권위의 오창익 사무국장은 "법무부가 뒤늦게 나마 인도적 조치를 취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편, 현재 복역중인 재일동포 출신 장기수들은 손유형(전주교도소, 17년구금), 김장오(대구, 14년), 박수관(대구, 14년), 김병주(안동, 14년), 서순택(대전, 7년)씨 등이며, 이 가운데 손유형, 김병주 씨 등도 출소 후 일본 귀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와 김씨는 잔여형기가 1-2년 정도 남아있으며, 나머지 사람들도 2천년대 초반까지는 출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