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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삶의 질 향상, 불평등 해소부터

사회교육원 세미나 “사회복지는 기본권”

의료․주거 문제 등 사회적 기본권 보장에 대한 학계와 시민단체의 토론장이 22일 크리스챤아카데미 부설 한국사회교육원(원장 신필균) 주최로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펼쳐졌다. 참석자들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서 사회복지의 보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의 사회복지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정무성(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기조발제가 진행된 데 이어, 김창엽(서울대 의대) 교수와 서종균(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씨가 각각 의료와 주거권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았다.

기조발제에 나선 정 교수는, “복지국가란 모든 국민들이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국가로부터 보장받을 권리를 갖는 사회”라고 소개하며 “모든 사람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불평등 구조의 해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정치적 권리’가 어느 정도 보장된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권리’의 신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분배보다는 성장에만 역점을 둔 경제개발정책이 계층간, 지역간 불평등을 첨예화시켰고, 인간상실과 소외감의 문제를 야기시켜 왔다”며 “사회문제의 심화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사회복지제도의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1과제는 사회복지 예산구조 개혁

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복지수준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한 복지비 지출이 GDP(국내총생산)의 5%를 넘어서면 복지기능이 강화되는데, 문민정부 3년간 사회개발예산규모는 약 1% 수준이었으며, 이는 15%이상을 유지하는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7.7%) 칠레(8.8%) 그리스(6.3%)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점과 관련해 정 교수는 정부의 예산구조 개혁을 우선 과제로 꼽으며 “2천년대 초까지 복지비 지출이 GDP대비 5%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최소한 40% 이상의 복지비 증액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형 복지모형’과 관련해, 정 교수는 “경제성장의 논리에 밀려 복지정책을 최소화하려는 것은 사회복지 본래의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복지서비스에 시장논리를 도입하려는 것은 정부가 복지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며, 동시에 소외계층의 잇단 자살, 지존파 사건처럼 불평등 문제를 오히려 첨예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시민참여를 통한 사회복지운동의 활성화’를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보건의료 문제, 사적소유가 원인

‘한국 보건의료의 문제점과 개혁방향’에 대한 발표에서 김창엽 교수는 “한국 보건의료의 문제점은 그 구조가 사적소유를 기본으로 형성된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윤의 논리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의료구조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민간부문에서 최소한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보건의료를 인간의 기본권이자 사회적 기반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종균 씨는 ‘주택문제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주택보급율을 비롯해 총량적․평균적인 주택사정은 나아졌지만, 불평등은 심해지고 주거빈곤의 문제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저주거기준을 지표로 하는 새로운 주택정책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임차권의 보장 등 주거권에 대한 인식전환과 사회적 보장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