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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유인물 배포, 권총으로 막아

성남시민에 총기 위협.항의자 연행


한총련 탄압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려던 시민 민윤제(31) 씨가 성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에게 권총으로 위협을 당하며 연행되었고, 이에 항의하는 성남연합 회원 등이 함께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총기위협은 정부의 한총련 사태에 대한 강경방침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한총련 탄압은 물론 모든 민주세력에 대한 무언의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박일룡 경찰청장의 총기사용 발언이후 발생한 사건으로 이후 총기사용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민족통일 성남연합 이정옥(28) 씨에 의하면 22일 오후 8시경 성남연합 회원 및 시민 8명이 성남시 태평동 태평역 내에서 한총련 탄압관련 유인물을 나눠주기 위해 역무원의 허락을 요청하던 중, 피켓 옆에 서있던 민윤제 씨를 경찰관 2명이 수갑을 채우며 연행하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관 1명이 권총을 뽑아들고 “반항하면 특수공무 방해“라며 협박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던 시민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겁에 질린 민 씨가 도망치자, 총기를 겨누고 있던 경찰관이 뒤쫓아가 민 씨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구타하며 다시 머리에 권총을 겨눈 채 연행했다. 그 과정에서 민 씨는 다리를 유리에 찔려 병원에서 14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이에 성남연합 회원 및 시민들이 경찰의 권총위협과 구타, 무작위한 연행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자, 궁지에 몰린 경찰관이 전화요청을 했으며 이에 출동한 경찰과 전경 50여 명에 의해 항의자 성남연합 회원 및 시민 7명이 연행되었다.

23일 풀려난 이정옥 씨는 이 때 상황을 떠올리며 “며칠 전 있었던 한총련 사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경찰의 폭압적 진압이 주변에서 쉽게 재현된 것에 황당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폭행이나 폭언은 물론 실제 그런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총기를 사용하는 데 많은 시민이 놀랬다”고 말했다.

이 씨가 성남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총기위협을 한 경찰관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역 앞에서 실랭이를 벌이던 경찰관 3명도 폭행사실을 극구 부인했다고 한다.

연행자들 가운데 23일 오후 6시경 이정옥(26)씨 등 6명이 진술만 받은 상태에서 풀려났으며, 나머지 2명도 곧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검찰의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