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자료> 통일을 저해하는 법과 제도①

헌법 제3·4조와 남북교류협력법

지난 19일 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96 평화통일민족대토론회]에서 발제된 박원순 변호사의 글을 2회에 걸쳐 요약·정리한다. 박 변호사는 우리 현실에서 통일을 저해하고 있는 각종 법령들을 검토하고 그 개폐의 전망을 밝혔다. <편집자주>


(1)헌법

통일에 가장 큰 장애는 헌법이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북한을 대한민국의 영토를 임의로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로 만들어 놓았다. 이 헌법의 규정을 기초로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져 남북한관계의 기본적 입장을 관철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의 개정은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개정의 첫번째 대상은 헌법 제3조이다. 이 조항을 아예 삭제해 버리거나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고유한 영토와 그 부속도서가 53년 휴전협정의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2개의 분단체로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조속히 분단의 현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통일을 완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정책의 하나이다"라는 내용을 담도록 개정하는 두 가지 해결방식이 있을 수 있다.

헌법 제4조도 개정되어야 한다. 헌법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흡수통일을 지향하고 있어 평화공존과 평화통일과 모순될 가능성이 많다


(2)남북교류협력법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은 국제정세의 변화와 남북교류의 필요성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북방정책, 남북경협 등 국가정책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밖에 없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 법의 제정은 남북교류의 진전에 명백한 걸림돌로 작용한 국보법은 그대로 두면서 한편으로 정부와 기업 등의 교류와 교역에는 면죄부를 부여하겠다는 이중적 정책의 발로였다. 특히 남북교류와 교역의 허가권을 정부의 수중에 일원화하고 그 철저한 통제 아래 둠으로써 민간의 자율적인 교류의 가능성을 없애버렸다. 이른바 '창구단일화'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교류협력법의 시행을 통한 이산가족의 만남은 근 6년동안 겨우 8백22명만 성사된 정도이다. 87년 11월 2일 이후 대만과 중국 사이에 오간 이산가족의 숫자가 7백60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숫자이다. 91년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를 오간 서신만 해도 매년 6백만통을 넘어선다.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교류의 창구를 단일화하고, 협력사업의 승인과 허가를 정부의 손 아래 둠으로써 사실상 남북교류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그 승인의 대상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고 그만큼 남북교류의 과실을 재벌등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남북의 자유스러운 교류는 남북한 주민의 인식을 평준화하고 상호 이해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의 후유증을 경감시킬 것이다. 현재의 창구단일화론에 근거한 허가제에서 신고제, 방문자유의 확대가 기필코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