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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용인 강제철거 철탑서 화재, 1명 사망·4명 중상

경찰.철거용역반원 새벽 난입, 주민폭행


5일 새벽5시 경찰과 대치 중이던 강제철거 감시철탑에 화재가 발생, 철탑을 지키고 있던 주민 5명 가운데 신연숙(38)씨가 사망하고 다른 사람들은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롭다.

경기도 용인군 수지면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새벽5시경 백골단 2백여명과 철거용역반원 1백여명이 5층짜리 철탑을 둘러싼 채 1층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이곳에 있던 주민 권정택(40), 이범익(58)씨를 집단구타 했다고 한다. 권씨는 “철탑 3층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 깨어나 보니 철거깡패들이 철탑을 부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민들은 철거반원이 들어간 얼마 후 1층에서 불이 나기 시작했고, 바로 2층에 있던 LPG가스통에 옮겨 붙어 큰 불기둥이 치솟아 철탑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등 5층에 있던 주민들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18m아래로 몸을 던졌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신씨는 오전 9시경 사망, 동수원병원에 안치중이다. 함께 떨어진 주민 권미향(36)씨와 빈민활동 중이던 안석재(23, 명지대)씨는 혼수상태로 서울 혜민병원과 신갈영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중이다.

한편, 신씨의 남편 권정택씨은 철거용역반원의 집단구타로 척추를 다쳤고 이범익씨는 돌에 눈을 맞아 위험한 상태에 있다. 숨진 신씨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과 국민학교 5학년인 딸, 7살난 아들을 두었다.

주민들은 “철거용역반원들에게 소화기를 가져다 주며 불을 끄자고 했지만 가만히 있었을 뿐 아니라 불을 끄러 들어가려는 주민들을 막았다”며 “이들에 의한 방화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경찰과 철거깡패의 대책없는 강제철거가 신씨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사중인 용인경찰서측은 “철거과정에 경찰을 투입한 일이 없으며, 화재원인은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며 주민들과 정반대로 말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용인군 수지면은 현재 6가구가 살고 있으며 1년전부터 철거문제로 사업주인 토지개발공사와 마찰이 있어 왔다. 화재가 난 철탑은 주민들이 지난해 8월경 철거반원의 강제철거 위협에 맞서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이 지역 철거는 철거용역회사인 호삼개발이 맡고 있다.

현재 「전국철거민연합회」등 관련 단체들은 임시 비상대책위를 구성, 대책을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