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오산 철거지역 안타까운 죽음의 진실

강제철거를 실시하던 경비용역업체 직원에게 화염병을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성모 씨가 19일 살인죄로 구속됐다. 성 씨는 지난 16일 철거가 예정된 경기 오산시 한 건물 옥상에서 철거를 하러 나온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을 향해 화염병 등을 던져 한 용역업체 직원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철거민연합은 "(살상용이 아니라) 경고용으로 던진 것이 사람 몸에 맞아서 불길이 번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한 생명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원인'을 문제삼지 않고 '죽음' 그 자체만을 문제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의 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주택공사는 용역비의 절감을 위해 '심각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용역업체를 충돌 현장으로 내몰았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다. 용역업체 직원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까지도 보장해야할 경찰은 충돌이 충분히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상황을 방관하고만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주택공사와 경찰 측에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

이번의 불행한 사태는 우리 사회의 열악한 주거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불행한 사태는 애초에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강제철거'라는 주거권의 박탈에 맞선 주민들과 용역업체간의 극단적인 충돌은 이미 수없이 진행돼왔다. 그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의 폭력으로 인해 철거민이 생명을 잃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거민들이 저항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난한 이들에게 '철거'는 '길거리로 쫓겨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철거민들처럼 이 지역 철거민들에게도 '생활권이 파괴되지 않는 당해지역 가수용단지 설치'가 주요한 요구사항이었다.

주거권의 박탈은 기본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구성할 공간을 박탈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다. 그렇기 때문에 주거권은 오랫동안 인권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사회권규약 11조는 '모든 사람이 적당한 식량, 의복 및 주택을 포함하여 자기 자신과 가정을 위한 적당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와 생활조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권리를 가지는 것을 인정한다'고 주거권을 설명했다. 특히 강제철거는 주거빈곤층에게 가해지는 극단적인 폭력이다. 유엔 사회권위원회 일반논평 7을 통해 '모든 사람은 강제퇴거·철거를 막을 수 있는 법적 대항력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생명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조차 철거민들이 여전히 농성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는 책임지고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