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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실종된 노동권, 대량구속 사태 예고

김대통령,"한통노조 국가전복 저의" 운운 몰상식 드러내


19일, 현총련 노동자 800여명 연행돼

정부의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 노조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노조간부들에 대한 검거방침으로 올해도 노동권이 심각히 훼손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경찰은 19일 새벽 3시40분, 울산 현대자동차에 전경 등을 투입, 농성중인 노조원 3백여명을 모두 연행했다. 연행자 중에는 [양봉수 씨 분신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이상범 씨 등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공동대표 2명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 시위로 8백명 연행돼

이날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소속 노조원들의 연합시위가 계속되었다. 밤늦게까지 현대자동차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며 이들은 △경찰의 무력진압 규탄 △해고자 원직복직 △구속자 석방 등을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경찰은 무차별적인 연행으로 맞서 이날 오후 5시 현재 8백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적극가담, 단순가담, 업무방해 등으로 분류하여 구속, 훈방, 불구속 처리할 방침이어서 사전구속 영장이 발부된 분신대책위원회 간부 12명보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현총련은 20일 오후 3시30분 일산해수욕장에서 경찰력 투입과 무차별 연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부산양산지역 노조공동투쟁본부도 19일 오후 7시30분부터 철야농성에 들어갔고, 조선노협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힌다. 또, 한총련도 20일 고려대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통신노조 냉각기간 제안

19일 오후 2시 한국통신노동조합(위원장 유덕상)은 대의원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대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회사측에 "21일부터 10일간의 냉각기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 기간동안 △노조의 단체행동 유보 △회사의 노조간부에 대한 중징계 철회 △구속영장 청구 및 집행 등 일체의 사법처리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위원들은 "쟁의발생결의와 공노대 가입 권한을 위원장에게 위임"할 것 등을 결의했다.

한국통신노조는 '25일 정오까지 징계절차 및 사법처리를 강행한다면 공사와 정부당국이 대화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며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정부, 강경 대응 방침 천명

한편, 노동부, 대검찰청 등 정부 관계부처의 책임자들은 19일 오후 대책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민주노총 준비위, 현총련, 한총련 등 9개 단체 간부들이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 노조 사태에 대해 깊이 개입한 사실을 문제삼아 업무방해, 제3자 개입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는 즉시 이들을 구속할 나설 예정이어서 대량 구속 사태가 우려된다. 또, 한국통신측도 19일 노조간부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이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준비위측은 임투 시기를 앞당겨 5월말로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김영삼 대통령은 19일 국제언론인협회(IPI) 한국측 임원들과 가진 오찬 모임에서 "한국통신노조가 정보통신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국가전복의 저의가 있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노사분규 차원이 아니라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사태로 보기 때문에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