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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부산 신씨 일가 조작간첩 사건’ 비디오 제작 홍보활동 나서

천주교조작간첩대책위, 신씨 일가 사건 보도물 재편집

천주교조작간첩대책위(공동대표 김승훈외 4인)는 지난 1월 8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영한 조작간첩 ‘부산 신 씨 일가 사건’을 재편집하여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 신 씨 일가 사건은 외향선으로 근무했던 사촌 오촌간인 신귀영, 신춘석, 서성칠씨가 일본 조총련 간부의 지령을 받고 국가기밀을 정기적으로 누설했다는 혐의로 80년 구속되어 81년 대법원 확정판결(신귀영 15년, 신춘석 10년, 서성칠 15년)을 받은 것으로 가족들은 지난 해 12월 고문에 의한 조작을 주장하며 재심을 신청한 상태이다.

이 보도프로에는 당시 검찰측 증인 박용구 씨와 참고인 한정도 씨의 진실을 향한 생생한 육성 인터뷰가 실려있다.

박씨는 66년 수사기록에서 신춘석 씨와 함께 051탄약창고부대, 수영국제공항을 사진으로 찍었다는 것에 대해 “그런 사실 없고 당시 고문에 의해 거짓증언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측 참고인이었던 한씨도 “신귀영 씨에게 고리원자력 발전소의 출력관계나 경비실태에 대해 말한 적 없었고 나는 자재과에 근무하기 때문에 그런 사실은 몰랐다. 당시 나는 맞지 않기 위해서 시키는 대로했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기록에 서성칠 씨가 72년 4월 근학서점에서 항만시설지도를 구입하여 조총련에게 전했다는 사실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부산 광복동에 소재한 근학서점 주인 정종한 씨는 “75년 사업자등록을 했고 그 이전에는 이 자리에 이발소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증언들을 종합해보면 부산 신씨 일가 사건은 80년 신군부치하 비상계엄상태에서 대공업무를 담당했던 수사관들의 무리한 수사와 고문에 의한 조작으로 간첩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당시 1심 재판부였던 최종백 판사는 “범죄사실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한다면 검사의 구형대로 사형을 선고해야 했지만 심리해본 결과 유죄의 증거라는 것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했다. 그런 점을 반영해서 10,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신귀영 씨는 전주교도소에서 남은 형량을 살고 있고 서성칠 씨는 고문후유증으로 90년 감옥에서 옥사했다. 91년 출소하여 경남 기장에서 살고 있는 신춘석 씨는 “나는 결코 간첩이 아니다. 물고문, 전기고문 때문에 거짓진술을 해야했다. 죽기 전에 힘 닿는 데까지 누명을 벗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재심신청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