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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협, 김대통령 킹상 수상 반대시위

킹 여사, "한국의 인권상황 잘 모른다"

김영삼 대통령에게 킹 평화상을 전달하기 위해 킹 여사가 입국하는 것에 맞춰 한국인권단체협의회(상임대표 고영구, 인권협) 소속 회원 20여명은 김포공항에서 피켓을 들고 30여분간 항의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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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여사는 25일 오후 5시30분경 대한항공 편으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귀빈실 1호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의 기자회견에서 킹여사는 "아름다운 나라 한국에 와서 기쁘다"며 "한인과 흑인간의 친목도모를 위해 김대통령에게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양심수가 4백명 이상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는 물음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대답해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또, 킹 여사는 "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인권단체가 반대하는 것을 아느냐?"는 물음에 "희미하게 알고 있다"고 했지만 매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자회견장에는 인권협을 대표한 이덕우 변호사가 참석하여 킹 센터에 보내는 인권협의 항의서한을 킹여사에게 전달했다. 이 서한에서 ▲국가보안법 등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법적, 제도적 개혁을 이루지 않고 있는 점,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고 노동운동의 지도자를 구속, 수배하고 있는 점, ▲김선명 씨 등의 장기수를 비롯한 양심수가 4백35명이나 감옥에 갇혀 있는 점, ▲김영삼 정부에 들어 와서도 고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김영삼 대통령에게 킹 평화상을 주는 것을 재고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김영삼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인권에 관심 있는 모든 한국인에게 깊은 실망을 줄 것이며, 이는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해 생애를 바친 킹 목사의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된 귀한 상의 수여의의를 심각히 훼손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권협 회원들은 경찰의 제지 속에 1층 공항 출입구에 모여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평화상을 주는 것은 평화, 인권신장에 생애 바친 킹 목사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 "양심수를 0.75평 독방에 45년간이나 가둬둔 채평화상을 받을 수 있는가", "45년 세계 최장기수가 자유되는 날, 국가보안법과 노동악법이 폐지되는 날, 고문종식을 선언하는 날, 그 날이 진짜 평화상을 받을 수 있는 날입니다"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했다. 킹 여사는 인권협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앞을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빠져나갔다.

인권협은 킹 여사가 출국하는 28일까지 지속적인 항의를 벌일 계획이다.